매일 말씀 묵상

서영주 스테파니아를 주님의 품에 보내면서..

Author
신부님
Date
2022-02-01 10:19
Views
616

서영주 스테파니아를 주님의 품에 보내면서..

2022년 1월 31일 월요일

본당에서

하느님! 

저희들은 오늘 당신의 딸 영주 스테파니아가 당신께로 가는 여정을 배웅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당신의 딸에게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며 우리에게는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하는 시작이기도 합니다.

인간적으로는 이러한 헤어짐이 슬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제 언제 어디에서나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기쁨의 출발 점이기도 합니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매님의 이 땅에서의 삶은 참으로 파란 만장한 삶이었다고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자 했습니다.  인간 영주가 아닌 그리스도인 스테파니아로 더욱 열심히 살고자 했슴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의 거의 사분의 일을 병과 함께 했습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삶이었기에 그녀는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극도의 고통의 순간까지 체험하면서도 당신을 향한 열정은 놓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투병생활을 보면서 우리는 생각합니다. 어떻게 당신을 저렇게 사랑하는 딸에게 이렇게 심한 고통과 시련을  허락하시나 하고 하느님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도 이 수간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영주의 이러한 삶을 보면서 그녀가 바친 저 고통의 시간이 우리에게 헛된 시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예수님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이 우리에게 보여 주었던 그 의미를 통해서 잘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없었다면 우리에게는 부활의 영광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발에 값비싼 향유를 붙고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겨주었던 마리아를 두고 유다는 말합니다.  저 향유가 얼마나 비싼 것인데 저렇게 낭비하고 있는가 저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하고 비판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8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Jn 12:7–8). 하고 말씀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의 행위는 다 낭비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낭비는 거룩한 낭비입니다. 사랑의 가치는 경제의적인 가치로 평가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인 평가가 아닌 절대적인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거룩한 낭비입니다.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영주의 그 아픔의 시간들이 고통과 시련이며 가족들에게도 너무 많은 힘든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내가 영주와 이 가족들에게 허락했던 저 고통의 시간들은 이들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바친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이제 이들이 바친 이 거룩한 사랑의 봉헌을 나의 사랑으로 열매 맺게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신앙인은 이 사실을 믿고 살아갑니다.  바로 그 열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우리는 함께하지 못할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었지만 이 모든 사정들을 자매님이 당신께로 가는 그 길의 레드카펫으로 봉헌하고 있습니다. 

죽음이 주는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가 바로 떠나 있던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를 하나되게 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하느님을 그렇게 사랑했던  자매님이 간직하고 있었던  희망은 바로 이 성당에서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동고동락 했던 우리 모두를 당신 안에서 다시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을 주님 안에서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자매님의 뜻이 우리의 일상에서 구체화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주님의 품 안에서 기뻐할 것입니다. 

스테파니아 자매님이 그토록 바랬던 그 소망이 주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자매님을 주님의 품으로 보내며 거룩한 입맞춤으로 배웅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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