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28주간 -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삶 (마태 22,1-14)

Author
신부님
Date
2023-10-12 18:23
Views
649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연중 28주간

2023년 10월 15일 일요일

하느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 (마태 22,1-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 22, 14)

우리는 세상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서 저 너머에 있는 하느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비신앙인의 삶을 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로마서 8장 30절을 보면,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미리 정하신 이들을 부르시고 그들을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셨다.”고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이 말씀의 의미를 보면 되새겨 보면,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시고 불러주시고 의롭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머리로 마음에만 간직하고 입으로만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통해서 그대로 구체화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주님, 주님’ 하고 말로만 해서 구원 받은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야 함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시편 131편을 생각했습니다. 이 시편에서 다윗은 자신을 두고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자신의 마음은 오만하지 않고 자신의 눈은 높지 않고 자신은 거창한 것을 따라 나서지도 주제넘게 놀라운 것을 찾아 나서지도 않는다”(시편 131,1) 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어미 품에 안긴 젖뗀아기 같다(131, 2)고 말합니다.

깊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젖 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것은 어머니의 젖을 먹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아이가 젖을 떼기 전에는 어머니를 찾을 때 젖 때문에 엄마의 품을 찾지만 젖을 뗀 아아가 엄마의 품을 찾는 것은 그 어머니의 품이 너무나 따뜻하고 품 안에서 참 평화와 행복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젖을 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기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눈높이가 높지 않아야 합니다. 주제 넘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교만은 아이가 어머니의 품을 떠나게 합니다. 어머니의 품 안에서 느끼는 행복과 평화를 거부하게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의 삶에서 떠나야 했던 것과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은 혼인잔치의 비유입니다. 우리에게 하늘나라에 초대를 받고서도 이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고서도 응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이들은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젖을 떼지 못한 아이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하늘나라에 초대를 받고서도 응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마태 22, 5-6)고까지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들을 초대하기 위해서 심부름을 온 사람들을 때려서 죽이기까지 합니다.

이들이 이 초대에 응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일들을 하늘나라보다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눈이 높고 교만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일과 세상적인 일이 겹치게될 때 우리는 너무나 쉽게 하느님의 일을 놓습니다. 세상적인 일의 포기는 지금 이 순간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보게하지만 하느님의 일의 포기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열고 눈을 뜨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겸손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귀찮게 여기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신앙을 포기하거나 냉담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철 스님에 대한 이러한 일화가 있습니다.

방송국 기자가 성철 스님을 만나려고 계속 쫓아다녔는데도 안 만나 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기자가 계속 따라다녀 성철 스님이 카메라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때 성철 스님이 말씀하기를

“나도 거짓말하는 인간이오. 내 말을 들을 필요 없소”

이렇게 한마디 하셨다고 합니다. 스님이 말씀하신 바는 “부처님의 법은 네 곁에 있는데 왜 산속에 와서 나 같은 인간의 소리를 들으려 하느냐. 나도 너와 똑같이 거짓말하는 인간이다. 네가 나를 보러 오는 이상 부처님의 말씀은 못 듣는다. 나를 지워야, 나를 보지 말아야 네가 바른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라는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적인 것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고 받아들일 때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완전한 평화와 행복을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심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새 마음과 새 영’을 받음으로서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이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의 하느님이 되십니다.

주님, 주님의 넘치는 은총으로 언제나 저희와 함께하시어 저희가 당신께서 주시는 ‘새 마음과 새 영’을 받음으로서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Total 412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392
희망의 시작 - 성탄 밤미사 강론 - 성탄의 의미(루카 2, 1-14)
신부님 | 2023.12.22 | Votes 2 | Views 426
신부님 2023.12.22 2 426
391
희망의 시작 - 대림 제 4주 - 자신의 부족함을 되돌아 보는 대림(루카 1, 26-38)
신부님 | 2023.12.22 | Votes 4 | Views 563
신부님 2023.12.22 4 563
390
희망의 시작 - 대림제 3주간 - 나는 누구인가?(요한 1, 6-8. 19-28)
신부님 | 2023.12.15 | Votes 5 | Views 572
신부님 2023.12.15 5 572
389
희망의 시작 - 대림 제 2주 (마르 12, 1-8)
신부님 | 2023.12.08 | Votes 4 | Views 518
신부님 2023.12.08 4 518
388
희망의 시작 - 대림 제 1주간 (마르 13, 33- 37)
신부님 | 2023.12.01 | Votes 4 | Views 584
신부님 2023.12.01 4 584
387
희망의 시작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마태 25, 31-46)
신부님 | 2023.11.24 | Votes 7 | Views 925
신부님 2023.11.24 7 925
386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33주간 -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 (마태 25, 14-30)
신부님 | 2023.11.18 | Votes 7 | Views 567
신부님 2023.11.18 7 567
385
희망의 시작 -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마태 25, 1-13)
신부님 | 2023.11.10 | Votes 3 | Views 593
신부님 2023.11.10 3 593
384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31주간 - 세상으로부터 자유하는 삶(마태 23, 1-12)
신부님 | 2023.11.03 | Votes 5 | Views 616
신부님 2023.11.03 5 616
383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30주간 - 나에게 있어서의 가장 큰 계명은.(마태 22,34-40)
신부님 | 2023.10.27 | Votes 4 | Views 765
신부님 2023.10.27 4 765

Enquire now

Give us a call or fill in the form below and we will contact you. We endeavor to answer all inquiries within 24 hours on business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