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성지주일에 (마태 26, 14 - 27, 66)

Author
신부님
Date
2023-04-01 00:30
Views
574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묵상

2023년 4월 2일 일요일

성지주일에 (마태 26, 14 - 27, 66)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태 26, 41)

배신은 정치의 대표적인 이면의 모습입니다. 정치는 생명이라고 말하지만 이 생명은 긍정의 의미가 아닌 부정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정치는 생명인데 이 생명이 살리는 생명이 아닌 죽이는 생명으로 보입니다.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 많은 정치인들이 있슴에도 불구하고 이들 역시 현실의 유혹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포기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또 다음 번에 공천을 받기 위해서 신앙인이 아닌 정치인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하느님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자유하는 삶을 살아 가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던 그 이유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인간의 눈에는 버림으로 보이고 어리석게 보이고 초라하게 보이지만 이러한 인간의 초라한 모습을 하느님 때문에 기꺼이 감수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성주간이 시작되는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입니다. 이 날은 예수님께서 파스카의 신비를 완성하시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 이전에 예수님께서는 미리 당신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준비를 시키십니다. 이를 통해서  예수님의 수난이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계획 안에서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건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 가십니다. 당시의 나귀는 가난한 사람들의 운송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왕으로 오시는 분이 나귀를 탄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눈에는 초라하게 보이지만  모습 속에서 왕이란 바로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평신도 사도직 안에서 ‘왕직’의 의미를 알 수가 있습니다.

 비록 초라한 왕의 모습으로 오시지만 그 순간 만은 사람들이 겉옷과 나무가지를 길에 깔고 성지 가지를 흔들면서 ‘호산나(야훼, 구원하소서)’를 외치면서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이렇게 환영하던 군중들이 돌변합니다. 이제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시오’하고 외치는 폭도와 같은 모습으로 돌변합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은전 30닢에 팔아 넘기고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 역시  예수님께서 체포되는 그 순간에 모두 도망갔습니다. 목숨을 걸고 배신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수석 제자였던 베드로 역시 새벽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합니다.

예수님을 은전 30닢에 팔아 넘겼던 유다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형을 선고받는 그 순간에 자신의 행위를 후회합니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립니다. 베드로는 새벽 닭이 우는 그 순간에 참회의 뜨거운 눈물을 흘립니다.

후회와 회개의 차이가 무엇이겠습니까? ‘후회’는 바로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다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변화로 나아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후회하는 삶에서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후회에서 멈추었던 유다는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어버립니다. 하지만 ‘회개’했던 베드로는 지금의 교회가 있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후회’가 또 다른 차원의 교만이라면 회개는 또 다른 차원의 겸손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자처하며 살아가면서도 수도 없이 상황에 따라서 그리스도인이기를 포기 했었던 우리가 당시의 군중들과 제자들과 유다와 다를 바가 전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베드로처럼 회개의 삶을 살아갔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가 있습니다. 항상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합리화시켜서는 안됩니다. 후회가 아닌 회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여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졌다(마태 27, 51)고 합니다. 후회가 회개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순간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통로가 생긴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겨난 것입니다.

예수님의 외로움과 겸손이 세상을 구원하셨던 것처럼 우리의 겸손과 외로움이 이 세상을 구원할 것임을 잊지 않고자 합니다.  이 성주간을 맞으며 우리 모두가 주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세상으로부터 자유하는 참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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