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2016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마태오 10:33
Whoever denies me before others, I will deny before my heavenly Father.
Matthew 10:33
겟세마니동산에서 예수님께서 끌려가시자 베드로는 도망가고 맙니다. 도망가다 멈칫합니다. 스승의 안위가 궁금하고 걱정되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는 요한과 함께 스승이 끌려간 대사제 가야파의 집까지 멀찍이 떨어져 뒤따라갑니다. 사람들이 안뜰 한가운데에 불을 피우고 함께 앉아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 가운데 끼어 앉습니다. 그때 어떤 하녀가 불 가에 앉은 베드로를 주의 깊게 살피며 “이이도 저 사람과 함께 있었어요.”그러자 베드로는 “이 여자야, 나는 그 사람을 모르네.” 하고 부인합니다. 얼마 뒤에 다른 사람이 베드로를 보고, “당신도 그들과 한패요.” 하고 말하자 베드로는 “이 사람아, 나는 아닐세.” 라고 합니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에 또 다른 사람이, “이이도 갈릴래아 사람이니까 저 사람과 함께 있었던 게 틀림없소.” 하고 주장합니다. 베드로는 “이 사람아, 나는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하고 말하는 순간에 닭이 웁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십니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웁니다.
모두가 도망간 어두운 밤, 그래도 주님의 애제자와 수제자는 몰래 주님을 멀리서나마 지켜봅니다. 그는 자신을 완전히 숨길만큼 약삭빠르지도 못합니다. 그는 유다처럼 철저하게 스승을 배반할 단호함도 없지만 끝까지 신의를 지킬 용기도 없는 나약한 제자입니다. 그는 3년동안 예수님과 함께 다녔기에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을 알아보는 여종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스승의 예고대로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스승을 부인합니다. 그는 영적으로 다시 한 번 깊은 수렁에 빠집니다. 12제자를 파견하실 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가르침을 주신 것을 기억했을까요?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베드로가 수렁에 빠진 그 순간 닭이 울고 예수님께서는 매맞고 조롱당하시러 가시기 전에도 사랑하는 제자를 결코 잊지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몸을 돌려 사랑하는 베드로를 바라보십니다. 예수님의 눈길은 어떤 것이었을까? 3년동안 수없이 존경과 경이로 바라보던 눈길이지만 지금은 그 이상의 수만가지를 내포한 듯한 스승의 처연하면서도 따뜻한 눈빛. 그리고 예수님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을지도…너가 나를 배신해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십자가위에서도 너를 위해 기도할테니 두려워하지 말고 굳건히 일어서라.
베드로는 한 순간 마추쳤던 예수님과의 눈길로 인해 밖에 나가 슬피 울게 됩니다.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립니다. 스승을 미워해서도 아니고 배신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세상에서의 박해가 두려워 스승을 부인하며 배신한 자신을 그는 견딜 수 없었을 겁니다. 스승은 평생 호수에서 고기를 잡으며 일생을 마쳤을 자신을 불러 사람을 낚게 해 준 분이 아니신가? 무지하고 성급한 자신을 제자들 중에서도 으뜸으로 만들어 주시며 신뢰하지 않았던가? 때로는 꾸지람을 듣기도 하였지만 얼마나 나를 끔찍히 사랑해 주셨던가? 스승은 지금 온갖 수난을 당하고 계시는데 몇 시간 전에는 죽는 일이 있어도 절대로 주님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던 나는 배신자가 되어 내 몸 하나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지않나?
베드로가 눈물 흘리며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었을 그 시간, 유다도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흘린 뜨거운 눈물속에는 회개가 있었다면 유다에게는 자책과 후회가 있을 뿐입니다. 괴로움 속에서 베드로는 일어섰고 유다는 괴로움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합니다.
전승에 의하면 베드로는 자신이 예수님을 세 번 배반한 것을 가슴 아파하며 눈병이 날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벽에 첫 닭이 울때면 일어나서 기도를 하고 몹시 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쇠와 함께 새벽닭도 베드로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주님, 베드로는 삼년동안 단 하룻밤 당신을 배신하며 부인하였습니다. 그럼으로써 그는 당신을 배신한 사람으로 영원히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도 없이 당신을 부인하고 배신하였지만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주님, 앞으로 제가 당신을 배신하게 될 참이면 몸을 돌려 저를 바라봐 주소서. 제가 뜨거운 회개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