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2016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난을 겪으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 이름으로 하느님을 찬양하십시오
베드로전서 4:16
But whoever is made to suffer as a Christian should not be ashamed but glorify God because of the name.
1 Peter 4:16
그즈음 헤로데 임금이 교회에 속한 몇몇 사람을 해치려고 손을 뻗칩니다. 그는 야고보를 죽인 후 유다인들이 그 일로 좋아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도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어 파스카 축제가 끝나면 그를 백성 앞으로 끌어낼 작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베드로는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합니나. 헤로데가 베드로를 끌어내려고 하던 그 전날 밤, 베드로는 두 개의 쇠사슬에 묶인 채 잠을 자고 있었고, 문 앞에서는 파수병들이 감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베드로를 깨우면서, “빨리 일어나라.” 하고 말하자 그의 손에서 쇠사슬이 떨어져 나갑니다. 또 천사를 따라 나서자 성안으로 통하는 쇠문이 저절로 열립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정신을 차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는 있는 마르코라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갑니다. 베드로는 기도하고 있던 사람들 앞에서 주님께서 자기를 어떻게 감옥에서 끌어내 주셨는지 이야기한 후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갑니다. 날이 밝자 군사들 사이에서는 베드로가 없어진 일로 적지 않은 소동이 일어나고 헤로데는 베드로를 찾다가 찾아내지 못하자 파수병들을 문초한 뒤, 처형합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유다를 떠나 카이사리아로 내려가 그곳에 머무릅니다. 사도행전에서 베드로의 행적은 여기서 끝납니다.
베드로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로마에서 서기 약 63년에서 67년 사이에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사이 그는 베드로 전서와 후서를 집필합니다. 베드로 전서는 전 교회가 겪는 고난과 박해의 상황에서 구원에 대한 확신을 불러 일으키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용기있게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촉구하기 위해 쓰여졌고. 상대적으로 후대에 쓰여진 베드로 후서는 이단자들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재림에 대한 희망과 주님의 계명을 다시 기억할 것을 일깨우고자 쓰여졌습니다.
베드로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외경중 베드로행전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주로 부인들을 대상으로 금욕생활에 관해 설교합니다.베드로의 가르침에 감명을 받은 수많은 부인들은 남편과 헤어지거나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거부하자 베드로는 로마 집정관이었던 아그리파의 미움을 사게 됩니다. 아그리파가 베드로를 죽이려하자 주변 사람들이 로마를 떠나라고 권유합니다. 죽음의 위협을 느낀 베드로는 혼자서 로마를 벗어나자, 로마로 들어가시는 주님을 뵙게 됩니다. 베드로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묻자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려고 로마로 가는 길이다.”라고 대답하십니다. 베드로가 “주님, 십자가에 다시 못박히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하자 주님께서는 “그렇다, 베드로야. 나는 다시 십자가에 못박힐 것이다.”라고 대답하십니다. 그제서야 베드로가 제정신을 차리자 하늘로 올라가시는 주님을 보게 됩니다. 이윽고 베드로는 기쁨에 가득 차서 주님을 찬미하면서 로마로 돌아갑니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라는 예수님의 예고대로 베드로는 집정관에게 잡혀가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사형장에 들어선 베드로는 사형집행자들에게 머리를 아래로 해서 십자가에 못박아 달라고 청합니다. 베드로는 “죄 많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거꾸로 태어났다. 그 결과 인간의 눈에는 ‘추한 것이 아름다운 것으로 악한 것이 선한 것으로’ 뒤바뀌어 비쳐졌다. 그러니 죽을 때에도 세상을 거꾸로 살아온 죄인답게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스스로 모든 죄인의 상징이 되어 십자가에 매달려서도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합니다. 그는 "말씀이신 주님께서 모든 것을 드러내주셨으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숨을 거둡니다
4주동안 베드로에 관해 묵상하였습니다. 말이 앞서고, 호기심이 많고, 덤벙대며 아무데나 볼 수 있는 투박한 자갈같은 베드로와의 만남을 끝내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는 바오로보다 정감이 가고 야고보보다 친숙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밀밭길도 거닐고, 예수님과 함께 빵을 먹고, 예수님과 함께 저무는 석양도 바라보며 가르침만이 아니라 때로는 신변잡기에 관한 이야기도, 때로는 농담도하며 삼년을 함께 지내며 지극한 사랑을 받았을 베드로… 자갈같았던 베드로를 칭찬도 하시고 책망도 하시며 ‘반석’으로 만들어 가신 예수님… 예수님으로부터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고 교회 역사상 최초로 교황이 된 베드로…. 그를 위해 기도하고 발을 씻어 주셨던 예수님…그가 비록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어갔어도 인류 역사상 베드로보다 축복받은 사람이 있을까요?
주님, 순교자성월의 마지막 날, 당신처럼 십자가에서 죽어간 베드로가 그립습니다. 당신을 향했던 그의 사랑이, 당신을 향했던 그의 열정이, 당신을 향했지만 실패했었던 적이 있었던 그의 연약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