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2016
불행하여라, 비겁한 마음과 게으른 손, 두 길을 걷는 죄인!
집회서 2:12
Woe to timid hearts and drooping hands, to the sinner who walks a double path!
Sirach 2:12
집회서 2장에서는 불행선언을 내놓습니다. 비겁한 마음과 게으른 손, 두 길을 걷는 죄인은 믿지 않는 까닭에 나약한 마음때문에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인내심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은 주님께서 벌하러 오실 때 무엇을 하리오하며 묻습니다.
공자는 비겁이란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비겁함과 게으름과 반대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며 하루를 살아도 떳떳하고 정의롭게 사는 사람은 정녕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안중근의사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있을 때 어머니인 조마리아와 편지를 주고 받습니다. 그들이 주고 받았던 편지를 보면 삶과 정의로움과 신앙을 생각케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께 드린 유서의 내용입니다.
어머니 전상서
예수를 찬미합니다. 불초한 자식은 감히 한 말씀을 어머님 전에 올리려 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자식의 막심한 불효와 아침저녁 문안인사 못 드림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 이슬과도 같은 허무한 세상에서 감정에 이기지 못하시고 이 불초자를 너무나 생각해주시니 훗날 영원의 천당에서 만나 뵈올 것을 바라오며 또 기도하옵니다. 이 현세의 일이야말로 모두 주님의 명령에 달려 있으니 마음을 편안히 하옵기를 천만번 바라올 뿐입니다. 분도(안 의사의 장남)는 장차 신부가 되게 하여 주시길 희망하오며, 후일에도 잊지 마시옵고 천주께 바치도록 키워주십시오.이상이 대요이며, 그밖에도 드릴 말씀은 허다하오나 후일 천당에서 기쁘게 만나 보온 뒤 누누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위아래 여러분께 문안도 드리지 못하오니, 반드시 꼭 주교님을 전심으로 신앙하시어 후일 천당에서 기쁘게 만나 뵈옵겠다고 전해 주시기 바라옵니다. 이 세상의 여러 가지 일은 정근과 공근에게 들려 주시옵고 배려를 거두시고 마음 편안히 지내시옵소서.
아들 도마 올림
조 마리아 여사가 안중근 의사에게 보낸 편지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사람 것이 아닌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은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네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주의 아들이 돼 이 세상에 나오거라"
주님, 대의를 위해 신앙을 위해 죽음을 코앞에 두고 차가운 감옥에서 유서를 쓰는 신앙인 아들과 그런 아들을 마음 편히 보내려는 늙었지만 대쪽같은 신앙인 어머니...
그들을 생각하며 세상일에도 게으르고 당신을 섬기는 일에도 게으르고 비겁한 신앙인인 제가 당신께 누가되지않게 한 길을 갈 수있게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