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867
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요한 20, 1-8)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 2)
성탄은 예수님의 탄생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이천년 전의 아기 예수가 지금의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없는 것에서 있슴을 발견하고 불가능에서 가능을 발견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에게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믿음 때문에 없슴에서 있슴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은 요한 사도 복음사가의 축일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많이 받으셨던 사도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를 드립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하신 말씀 7가지 가운데 마지막 말씀인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 46) 는 자신의 전 삶을 아버지께 돌려드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신의 삶의 전부가 자신의 뜻에 의한 삶이 아닌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한 삶이었슴을 강조했던 예수님의 말씀이 거짓이 아닌 사실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의 뜻으로 시작한 삶을 아버지께로 돌려드리는 모습입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주십니다. 당신께서 이 땅에 오실 때 가장 비참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듯이 당신께서 부활하셨슴도 가장 나약한 인간을 통해서 알려주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더 큰 배려와 관심을 보여주시는 증거입니다.
지금 당신의 무덤으로 가고 있는 이 여인은 당신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여인입니다.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적인 삶이 힘들고 어려웠슴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것입니.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사랑을 주셨던 당신에 대한 그리움도 애틋함도 컸나 봅니다. 그 감사함이 돌아가신 당신을 찾아서 무덤까지 찾아가게 합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 마리아 막달레나는 정신없이 베드로와 요한에게 달려가서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 2)하고 알려줍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달려갑니다. 요한이 먼저 도착하였지만 베드로가 먼저 들어가서 보도록 배려합니다. 이들은 무덤 안이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다는 성경말씀을 그 때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부활신앙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부활신앙은 부활사건을 이해하게 하지만 부활사건에 집착하는 사람은 이 사건을 통해서 신앙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부활을 믿는 그 신앙이 이성에 의지하며 진실을 못찾고 헤매는 사람에게 진실을 깨닫게 합니다. 주님의 부활이 참 기쁨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우리는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활을 이성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기쁨이 없습니다.
우리가 왜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고 축하합니까?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 죄로부터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 패배자인 것처럼 보였던 분이 참된 승리자가 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승리는 그분 만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성탄이 있었기에 부활이 있슴을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주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하셨던 그 말씀을 우리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신과 희망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를 유혹에 빠지게 했고 두려움에 떨게 했던 이 세상도, 어둠도, 죄와 죽음도 이제 우리에게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닙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 역시 새로운 인간으로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성탄을 기쁨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 성탄이 바로 부활임을 깨닫습니다. 성탄이 있기에 내가 새롭게 그듭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성탄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우리 주변에 있슴을 목격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이들에게도 나의 삶을 통해서 이 성타느이 기쁨이 전달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