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양 극단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이다(요한 16,16-20) - 996

Author
kchung6767
Date
2017-05-24 11:18
Views
2946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996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양 극단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이다(요한 16,16-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 20)

피정을 마치고 하루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소중한 시간이었고 이 시간을 허락하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렸습니다. 또한 저의 기쁨과는 달리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함께 시간을 내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척의 단어들이 있습니다. 만남과 이별, 소유와 비움, 기쁨과 슬픔 등등의 언어들입니다.  이러한 단어들이 하느님 안에서는 이별은 만남으로 비움은 채움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바뀌어 집니다.  인간의 생각의 한계 넘어 있는 능력의 작용입니다.  바로 거룩한 힘의 구체화된 사랑입니다.

우리는 열심히만 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당연히 그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지 못할 때 실망합니다. 좌절합니다.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것처럼,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 사람이 나보다 더 잘사는 것을 보게 될 때 실망합니다.

코린토 전서 18장을 보면, 바오로 사도는 아테네를 떠나서 코린토로 오게 됩니다. 코린토에서 사도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토론을 하며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반응은 반대와 자신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당연히 실망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날려고 할 때 어느 날 밤 주님께서 환시 속에서 바오로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기 때문이다.”(사도 18, 9-10)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심을 느낍니다. 하느님의 일은 인간의 눈에는 슬픔과 절망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주님의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떠남이 떠남이 아닌 하나됨이며 애통해 함이 바로 주님 안에서의 기쁨이 되는 삶인 것입니다. 인간의 눈에는 하느님의 부재로 보이지만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는 말씀이 허공에 떠돌아 다니는 말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저에게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바로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슴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믿음으로 살아간다고 하면서도 하느님의 부재를 많이 느끼고 실망하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하느님보다는 세상이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부재는 바로 하느님 존재의 극치입니다.

오늘 복음도 당신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당신이 떠나면 너희는 울며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이라는 말은 '너희는 나의 죽음 을 슬퍼하면서 곡을 하겠지만'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라는 말은 세상은 예수님의 죽음을 기뻐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슬픔과 기쁨의 신비적인 만남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기뻐하는 세상은 사탄의 지배를 받는 세상으로서 이제 자기들이 세상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서 기뻐하는 것입니다. '너희의 근심(슬픔)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라는 말은 예수님의 부활을 암시하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죽음 때문에 슬퍼하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게 됨으로써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저에게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당신 안에서 참 평화를 누리며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평화는 당신께서 함께하실 때 만이 누릴 수 있는 평화입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시면 불안과 두려움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입니다. 예수님과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길에서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계시는 주님 앞에 우리는 서기도 하고 떠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떠나고 다시 돌아오고 하면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떠나신 것처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우리를 혼자 두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당신께서 우리를 떠나시면서 또 다른 존재양식으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 인간은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며 두려워 합니다. 죽음 만을 보기 때문입니다. 다시 오실 그분은 이제 우리에게 또 다른 존재 양식으로 오심을 말씀하시지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비록 떠나지만 만남을 기대하는 떠남과 끝으로서의 떠남과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려진 떠남을 의미하는데 우리는 닫혀진 떠남으로 받아들이는데서 “너희는 울며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 20)라는 말씀처럼 기뻐해야 하는 순간에 슬퍼하고 슬퍼해야 하는 순간에 기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 함은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 위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어떠한 마음으로 이러한 말씀을 하셨을까를 생각하면서 듣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성경말씀을 읽으면서 예수님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은 살아있는 말씀이 나의 삶의 주인이 되는 첫 걸음 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우리의 만남은 어떠한 것입니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성실하게 하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는 동료들과의 만남도 혹은 헤어짐도 좀 더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은 변화를 수반하여야 하며 헤어짐은 그 변화를 대중에게 선포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만남의 기쁨이 연속되기 위해서, 파견의 참의미가 이 땅에 구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변화의 가능성에로 개방된 마음가짐 속에 주님의 은총이 작용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바로 은총의 공유임과 동시에 하느님의 사랑을 참으로 체험하는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서 참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님 안에서는 양 극단의 단어가 새로운 극단으로의 출발 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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