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루카 1, 26- 38) - 1481

Author
kchung6767
Date
2018-12-07 04:38
Views
141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1481

2018년 12월 8일 토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루카 1, 26-38)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 38)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면서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성모님의 삶의 모범과 주님의 영광이 여러분들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들을 때마다, 특히 “나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제가 사제품을 받을 때를 기억합니다.  사제품을 준비하면서 이 구절을 평생 마음에 담고 살고자 선택했던 구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제로서 살아오면서 이 말씀대로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가 하는 질문을 할 때마다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나는 주님의 종으로서가 아니라 주님께서 나의 종으로 사시게 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저의 뜻이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청하며 살아온 저를 발견합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자신을 통해서 이웃이 보게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믿음은 자신을 내어놓고 자신이 믿는 그 존재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도록 자신을 내어 놓습니다.  이 믿음이 반성하게 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피정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억지로 떠밀려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인의 삶의 태도를 보면서 놀랍니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논리와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과 하느님의 주인이 되는 삶과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면 할수록 이러한 삶의 변화가 우리에게 강요가 아닌 자유로운 선택이 될 거십니다.

오늘 저에게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나는 누구의 종으로 살아가고 있는 가’에 대해서 반성하게 하십니다.  종으로서의 삶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성모님의 삶은 당신의 뜻에 의한 삶이 아닌 주님의 뜻에 의한 삶이었습니다.  저 또한 주님의 종으로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사람이기에 나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에 따라서 살아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주님께서는 저에게 이러한 반성의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성모님께서 어떻게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성모님은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는 지에 대해서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모님께 나타난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먼저 인사하기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본문 28절) 했습니다. 마리아는 이 뜻하지 않았던 방문과 인사에 놀랍기도 하고 참으로 두려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본문 29절).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곳에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천사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하는 말을 전합니다.  이어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하고 말합니다.

이 두 말은 사실상 같은 뜻의 말을 반복한 것입니다. 그 말들은 첫째로 그녀가 처녀이면서도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행하시는 일이며 그래서 하나도 두려워할 필요 없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뜻입니다.

둘째는, 그 일이 마리아에게는 크나큰 특권이며 영광이라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낳을 아이는 다름 아닌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영원할 나라의 영원하신 왕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한 또 다른 이유는 그가 곧 그녀에게 예고할 일 때문에 그녀를 미리 안심시키고 충격과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 예고란 다름 아니라 본문 31절에서 보는 대로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는 것입니다.

요셉과 약혼한 상태에서 아직 처녀였던 마리아로서는 벌써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신명 22:23-24에서는 “ 23 어떤 젊은 처녀가 한 남자와 약혼을 하였는데, 성읍 안에서 다른 남자가 그 여자와 만나 동침하였을 경우, 24 너희는 두 사람을 다 그 성읍의 성문으로 끌어내어, 그들에게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 그 처녀는 성읍 안에 있으면서도 고함을 지르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남자는 이웃의 아내를 욕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는 너희 가운데에서 악을 치워 버려야 한다. ”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처음 말을 붙이면서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했고 또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하고서도 곧 이어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낳을 아이에 관하여 천사 가브리엘은 “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 마리아에게는 자신이 아이를 가질 것이라는 그 사실이 충격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듣고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고백합니다.  마리아가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 놓음으로서 이 세상 구원은 시작된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우리 또한 성모님의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는 이 고백의 말씀을 사제생활의 화두로 삼던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동시에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한번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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