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부활 제3주간 - 좌절에서 희망으로(요한 21, 1-19)

Author
kchung6767
Date
2019-05-04 14:06
Views
1070
부활 제3주일 미사

2019년 5월 5일 일요일

좌절에서 희망으로(요한 21,1-19)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 (요한 21, 15절)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중에는 비난의 언어와 칭찬의 언어가 비움의 언어와 욕망의 언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발의 언어와 고백의 언어가 있습니다. 사랑의 언어와 증오의 언어도 있겠고 생명을 살리는 언어도 있고 생명을 죽이는 언어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따지다 보면 수도 없는 많은 대조적인 언어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언어들을 사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어떤 종류의 언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가?

언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죽음의 언어를 생명을 살리는 언어로 위장해서 쓰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고백의 언어보다는 고발의 언어가 훨씬 많을 것입니다. 동시에  생명을 살리는 언어보다는 생명을 죽이는 언어가  많습니다.

비록 사회가 어둡고 긍정의 요소보다는 부정의 요소가 많다고 하더라도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사람이 희망과 생명을 살리는 언어를 사용한다면 그 사회는 희망의 사회로, 생명을 살리는 사회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당신에 대한 사랑을 세 번씩이나 확인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왜 이렇게 사랑을 확인하시는 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수님의 확인의 이면에는 예수님의 베드로에 대한 깊은 배려와 사랑이 배어 있슴을 보게 됩니다.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배신하였기에 이러한 확인을 통해서 베드로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부담을 덜어 주시고자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이러한 사랑의 확인 다음에는 꼭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라.’는 말씀을 덧붙이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과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슴을 보여 줍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양들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들리기도 합니다.  양들을 잘 돌보는 전제는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상에서의 죽음은 제자들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러한 충격은 이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포기하고 원래의 자신들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세속에서 거룩함으로 나아갔다가 다시 세속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이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찾아 가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은 다시 ‘거룩함’을 회복합니다. 생명을 회복시켜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향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로서의 살을 살아가고 있는 제자들에 나타나셔서 당신이 참으로 부활하신 예수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들을 위해서 아침을 준비해 주십니다. 그들과 함께 아침을 드시고 난 후에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당시 근동지방에서는 중요한 책임이나 의무를 맡길 때 증인들 앞에서 세 번 반복하던 것에 따라서 베드로에게 같은 질문을 세 번 반복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 (본문 15절).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다시 물으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본문 16절).

예수님께서는 세 번째 또 다시 물으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므로 슬퍼하며 대답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예수님께서는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실 때 ‘아가페오’라는 단어를 씁니다. ‘아가페로 즉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느냐’는 뜻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지난날 자신의 잘못을 잘 알기에  무조건적인 투신의 의미가 담긴 아가페적인 사랑의 말을 감히 사용 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필레오, 즉 형제애적인 우정의 의미가 담긴 필레오라는 동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베드로의 마음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세 번째의 질문에서는 아가페가 아닌 필레오라는 동사를 사용하십니다. 비록 사랑에 인간적인 한계가 있겠지만 그러한 인간적인 한계를 인정하시면서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의 이면에는 부족한 부분은 당신께서 채우시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묵시적인 다짐은 바로 성령강림으로 이루어집니다.

덧붙여서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 하시는  말씀은 베드로에게 주님의 신뢰가 확고하며 이러한 신뢰위에서 사명을 부여하시는 것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라” 하고 제자들을 초대하십니다. 이 초대의 말씀에는 제자들이 예전에 갖고 있었던 좌절과 실망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해 주시는 것입니다.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면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사랑의 실천으로 죽음과 절망의 질곡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당신의 양들에게 희망과 부활의 삶을 살 수 있게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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