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연중 제20주간 미사 - 침묵이 침묵이 아닌 하느님의 침묵(요한 6, 51-58)

Author
kchung6767
Date
2018-08-18 07:19
Views
1130
연중 20주간 미사

2018년 8월 19일 일요일

침묵이 침묵이 아닌 하느님의 침묵 (요한 6, 51-58)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 53-54)

신앙이라는 것은  나의 이성이나 생각으로 이해가 되고 확실한 것을 믿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이성을 넘어서는 것을, 우리의 이성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든 것을 믿는 것입니다. 따라서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 는 말을 두고서 무슨 미친소리냐고 말하는 사람과 영원한 생명을 주기 때문에 예수님처럼 자신의 전 존재를 내어놓는 사람의 양극단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성을 넘어 믿음의 삶을 살라고 저를 초대하십니다.  그러한 초대에 응답하는 것도 하느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초대에 응답해서 살고 있는 저에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를 드립니다.

바오로 사도를 봅니다.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살아갔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성실함이 한 때는 자기중심적인 성실함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습니다. 반면에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로부터는 큰 존경을 받았었습니다.

자신은 참으로 자신의 삶이 옳은 삶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날 자신의 삶이 너무나 잘못된 삶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깨달음의 과정에 예수님께서 개입하십니다. 스스로 깨달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개입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심적인 혼란은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습입니다.

사울이 예수님을 만나고 난 이후에 그는 자신이 보지 못하는 사흘동안에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면서 지냅니다. 이 시간은 아마도 그에게는 피정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이고 앞으로의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시간이고 변화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이 피정의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하나니아스를 사울에게 보내십니다. 그는 사울에게 안수를 하고 "사울 형제, 당신이 다시 보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주님께서, 곧 당신이 이리 오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사도 9,17) 하고 말합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진 바오로는 세례를 받습니다. 이제 새롭게 거듭났습니다. 사울이 바오로가 되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삼일 만에 부활하신 것과 특별한 관련이 있어 보이는 삼일입니다.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하느님께서는 계획하시고 실행하십니다. 아브람의 모습 안에서 아브라함의 모습을, 사울의 모습 안에서 바오로의 모습을,  시몬의 모습 안에서 베드로의 모습을 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우리 자신이 보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하느님께서는 보고 계십니다.   각 개인의 잠재능력을 하느님께서는더욱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잠재능력을 잘 발휘하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하십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응답은 인간에게 달려 있습니다.

전쟁과 사고와 자연재해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죄없이 죽어갑니다. 인간의 죄악으로 인해 생겨난 사고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사건  사고 앞에서  ‘내 탓이요’를 외치면서 실상은 ‘네 탓이요’를 더욱 크게 외칩니다.  이 순간 하느님은 왜 침묵하시는가 하면서 하느님의 침묵에 원인을 돌리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침묵에 하느님은 참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나 자신도  이 세상의 모든 문제에 대해서 왜 하느님은 침묵하시는가 하는 질문을 수없이 해왔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을 묵상하면서 이러한 나의 생각이 틀렸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대한 박해가 급속도로 확산되던 그 순간에 하느님께서는 박해의 대표자인 바오로를 교회를 옹호하고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대표자로 만드십니다.

수 많은 사건들을 보면서 하느님은 침묵하신다고 생각 했었는데 긴 구원사를 바라보면 하느님의 침묵은 침묵이 아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한 하느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침묵하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나에게로 돌리는 그 순간, 하느님의 침묵은 침묵이 아닌 응답임을 깨닫습니다. 그 응답을 바로 필리피서를 통해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알려줍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필리 4, 6-7)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면서 바오로 사도의 위의  말씀을 실천하는 한주간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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