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주님 세례 축일에(루카 3,15-16.21-22)

Author
kchung6767
Date
2019-01-12 04:59
Views
438

희망의 시작


2019년 1월 13일 일요일


주님 세례 축일에(루카 3,15-16.21-22)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 22ㄴ)


오늘 저에게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바다와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바다는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합니다. 포용하면서도 구분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바다와 같은 사랑입니다. 가진 자나 못 가진자나,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구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랑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면서도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사랑입니다.


세례는 바로 이러한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나를 죽이고 주님의 은총 안에서 나의 이웃과 하나되는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삶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전례력으로 보면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시기가 끝나고 내일부터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매년 성탄시기를 지내면서 세속적인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의 들뜬분위기와 어떻게 구별된 삶을 살아왔나 반성해 봅니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세상의 들뜬 분위기가 메시아 오심의 거룩한 분위기를 압도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 자신들은 어떻게 지내왔을까요?  우리는 죽음과 생명이 만나면 죽음은 사라지고 생명만이 남고 어둠이 빛을 만나면 어둠은 사라지고 빛이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세속화된 어둠의 문화가 여전히 빛의 문화를 압도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빛의 문화가 빛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반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는 다시 세상의 들뜬 분위기에서 그리스도인의 본연의 삶으로 돌아와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본연의 삶이란 거룩한 삶입니다.  거룩하다는 말의 의미는  “구별되다”(set apart)란 뜻입니다. 


H.링그렌 이란 사람은 말하기를 “어떤 물건이나 사람이나 그 자체로서 거룩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것이 하느님과 관계될 때만 거룩하게 된다”라고 말합니다.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하느님과 관계가 되는 삶을 살아가는 삶입니다. 에수님께서 받으신 그 세례의 참의미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십니다.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면서 그 나라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회개’할 것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물로 씻는 세례예식을 통해 죄를 용서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기 위헤서 세례자 요한을 찾아 오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던 요한이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이유와  그리고 요한복음 8장 1-8절을 보면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단죄하시지 않은 이유에서 처럼 당신의 인간에 대한 참 사람이 여기에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나오시자.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하늘에게 들여옵니다. 바로 우리가 주님의 아들로 새롭게 태어나는 그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이렇게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입니다.  나를 죽이고 새롭게 거듭나기만 한다면 바로 하느님의 사랑스런 아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들이 된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을 이사야 예언자가 들려주는 주님의 종의 노래를 통해서 알 수가 있습니다.  


“그분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며, 성실하게 공정을 펴는 분.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주는”분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실 것인가를 알려주는 예언이지만 이 예언은 바로 새롭게 주님 안에서 거듭난 우리의 삶의 모습이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면서  인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죄인이기를 자처하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받은 세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우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랑은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합니다.  자신이 죄인이 아니지만 죄인이게 합니다. 사랑은 내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나를 탈출하게 합니다.  바로 하느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들에서 이제는 하느님을 더 사랑하는 존재로 바뀌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자신의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마저도 내어놓는 것입니다. 


죄인이 아닌 분이 스스로 죄인들과 함께 세례도 받고 단죄할 자격이 있으면서도 죄인을 단죄하지 않는 모습 속에서 참 사랑의 삶을, ’거룩한 삶’의 본질을 보게 됩니다. 용서와 단죄, 소유와 내어놓음, 높으짐과 낮아짐 등의 대비적인 단어들을 통해서 거룩한 삶의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는 거룩한 존재입니다. 세상과 구별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나약함은 거룩함보다는 세속화를 더욱 추구합니다. 이제 다시 거룩함의 삶으로 돌아와야 하는 때입니다.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면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의 사랑과 겸손의 삶이 우리의 일상을 통해서 드러나는 거룩한 한 주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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