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그리스도인이 간직하는 질문(요한 1, 35- 42)

Author
kchung6767
Date
2018-01-13 12:27
Views
1609

연중 제 2주간 미사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그리스도인이 간직하는 질문(요한 1, 35- 42)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무엇을 찾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하고 말하였다.(요한 1, 38)

그리스도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삶의 현장에서 매 순간 순간 하느님의 뜻을 찾는 삶을 말합니다. 선택의 기로에 선 그리스도인은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하는 사무엘의 이 말씀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세례지 요한은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로 보내어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합니다. 예수님의 길을 닦는 모습을 몸소 실천하심을 보여주십니다. 나보다 뒤에 오시는 분을 배려하는 모습입니다. 뒤에서 오시는 분께서  당신의 사명을 더욱 잘 실천하시도록  자신의 소중한 제자들을 예수님께로 파견하시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있다가 예수님께서 걸어가시는 것을 눈여겨 보며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하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어린 양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합니다.  어린 양의 의미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첫째는 빠스카의 어린 양입니다. 이스라엘이 파라오의 압제에서 탈출하기 전날밤에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릅니다. 이러한 이 문설주에 바른 어린 양의 피로 이들은 이집트의 모든 맏배를 치시는 하느님의 벌로부터 자신들의 생명을 건지게 됩니다. 어린양은 사실 아무 죄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죄없는 양이 죽어 피를 흘렸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바로 예수님에게서 그 속죄양이 되는 어린양의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둘째는 이사야서(53,7) 에 나오는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에 나오는 어린양의 모습입니다. 그 양은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기 백성을 위해 말없이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의 모습에서 요한은 예수님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이 말하고 있는 예수님에 대한 말 중에서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다.” 라는 말의 의미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여기서 사용되고 있는 ‘없애다’(희랍어로 άirein)라는 동사는  ‘자기의 어깨로 나르다. 짊어지다’  ‘제거하다’  ‘없애다’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없앤다.’ 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십니다. ‘세상의 죄’란 당시의 유대인의 죄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모든 사람이 짓는 ‘죄’를 말합니다. 우리는 이 단어 속에서 예수님의 보편 구원 사상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과 당신의 첫 번째 제자들과의 대화하시는 그 내용이 우리에게는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 지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살펴봅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무엇을 찾느냐?”하는 질문을 들으면서 창세기 3장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너 어디에 있느냐?” 하는 질문을 기억합니다.  창세기의 질문이 내가 서 있는 삶의 현장에 대한 질문이라면 예수님의 질문은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예수님의 이 질문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주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하는 질문으로 대답 합니다.  이해하기 힘든 대답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응답하는 이  질문에는 이미 예수님에 대해서 스승인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들었기에 ‘선생님의 제자가 되기를 원합니다.’는 원의가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동문서답과 같은 질문을 하는 의도가 예수님께서 살고 계시는 곳의 삶의 편 불리를 따지기 위한 의도가 아나라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무엇을 버리고 어떠한 십자가를 져야 하는 지에 대한 궁금함이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면서 “너는 어디에 있느냐?” 하는 창세기 3장에서의 하느님의  질문과  “너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하는  예수님의 질문을 마음에 간직합니다. 동시에 마음을 열고 하느님을 바라 보면서 삶의 매 순간 마다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하는 사무엘의 말처럼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삶을 실천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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