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루카 9,57-62) - 3747

Author
신부님
Date
2025-09-26 17:42
Views
47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47

2025년 10월 1일 수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루카 9,57-62)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

오늘은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소화 데레사 성녀께서는 “저는 아무것도 위대한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작은 일들을 큰 사랑으로 할 뿐입니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짧은 한마디에 복음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언제나 ‘큰 것’을 요구합니다. 더 큰 집,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소유, 더 눈부신 성공…. 사람들은 이 세상의 무대 위에서 박수받는 삶을 꿈꿉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정작 서로를 향한 작은 친절, 작은 배려, 작은 희생은 쉽게 잊혀집니다. 작은 것을 무시한 채, 큰 것만 추구하는 세상은 결국 피로와 경쟁, 상처와 공허만 남깁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병약한 몸, 짧은 생애, 눈에 띄지 않는 수도원의 삶…. 세상 눈으로 보자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삶’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성덕의 길을 찾았습니다. 바로 “작은 길(le petite voie)”, 곧 작은 일에 큰 사랑을 담는 길이었습니다.

그녀는 수도원 안에서 작은 일들을 정성껏 수행하며, 그것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환하게 웃어주는 미소 하나, 불편을 묵묵히 감수하는 인내 하나,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는 작은 순간 하나가 모두 하느님 나라를 여는 길이었습니다.

탈무드에는 “작은 불빛이 큰 어둠을 몰아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화 데레사의 삶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작은 사랑이 모여 세상을 밝히고, 결국 교회를 새롭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짧고 평범한 삶을 살았던 그녀를 ‘교회의 학자’로 선포했습니다. 그녀의 가르침이 위대한 신학 논문에서가 아니라, 단순한 삶과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소리없이 퍼져나갔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루카 복음(루카 9,57-62)은 바로 이 길의 본질을 일깨워 줍니다.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나선 이들은 모두 결심은 했지만 조건을 달았습니다. 어떤 이는 장례를 먼저 치르겠다고 했고, 어떤 이는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

주님을 따르는 길은 미루거나 타협을 하는 길이 아닙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조건을 달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주님을 따라 나서는 길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주님께 온전히 봉헌하는 길입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이 복음을 삶으로 증언했습니다. 그녀는 어떤 거대한 업적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상의 작은 선택 속에서 주님을 온전히 따랐습니다. 그것이 바로 뒤돌아보지 않는 제자의 길이었고,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삶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너는 조건 없이 나를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이 물음은 단지 사도들이나 수도자들에게만 던지는 말씀이 아닙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공동체 안에서 우리 모두에게 주님께서 물으시는 물음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형편이 나아지면…. 여건이 마련되면 주님을 더 잘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가정에서 가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직장에서 동료를 존중하는 작은 태도, 교회 공동체 안에서 책임을 기꺼이 맡는 작은 결단이 바로 주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께서는 세상의 유혹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저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위대해지려 하지 마십시오. 작은 것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사랑을 담아 행하는 작은 것이야말로 세상을 살리고, 하늘을 감동시키는 길입니다.”

오늘 성녀의 축일을 지내면서  주님을 따르겠다고 다짐하면서 조건을 달지 않으며, 뒤돌아 보지도 않으며 , 작은 일에 큰 사랑을 담아 성실히 살아가는 참된 제자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그 길에서 우리는 이미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멘.

다시 한번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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