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문(루카 11, 1-4) - 3753
이른 아침에 익는 말씀 묵상 - 3753
2025년 10월 8일 수요일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문(루카 11,1-4)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루카 22, 2))
사람은 누구나 기도합니다. 하지만 모든 기도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 많은 이들이 기도를 ‘청원의 기술’로 여기며, 내 뜻을 하느님께 관철시키려 애씁니다. 그러나 참된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내 뜻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하느님의 마음에 맞추는 여정입니다.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가장 가까운 사람은, 그분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이다.”
하느님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분의 자비와 사랑의 넓이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분은 벌을 서두르지 않으시고, 죄인을 향해 문을 닫지 않으십니다.
참된 기도는 이런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합니다.
‘내가 원하는 하느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나’를 보게 하는 것이 기도 합니다.
이제 오늘 독서와 복음은 그 길 위에서 우리를 깊이 초대합니다.
오늘 제1독서 요나서(4,1-11)는 인간의 좁은 마음과 하느님의 넓은 마음을 대비시킵니다.
니네베가 회개하자 하느님께서 그들을 용서하셨을 때,
요나는 오히려 분노했습니다.
자신의 예언이 빗나간 것처럼 느껴졌고,
자비보다 정의를 앞세우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주님, 당신은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신 하느님이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크시며, 벌하시다가도 쉬이 마음을 돌리시는 분이십니다.”(요나 4,2)
그는 하느님의 성품을 알고 있었지만, 그 자비가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미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아주까리 나무를 통해 요나의 닫힌 마음을 비추십니다. 요나는 하룻밤 만에 자란 아주까리가 그늘을 드리워 주자 기뻐했지만, 그 나무가 시들어 버리자 화를 내며 죽기를 청했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네가 수고하지도 않고 키우지도 않은 아주까리를 그렇게도 동정하는구나! 하물며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십이만 명이나 있는 니네베를 내가 어찌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요나 4,10-11)
요나는 ‘공정’을 주장했지만,
하느님은 ‘자비’를 선택하셨습니다.
요나는 옳음을 말했지만,
하느님은 사랑을 가르치십니다.
하느님께서 요나에게 바라신 것은 ‘분노의 정의’가 아니라,
‘자비의 정의’를 깨닫는 것이었습니다.
이 하느님의 마음은 오늘 복음(루카 11,1-4)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 안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그분의 평화와 힘의 근원이 기도에 있음을 느끼고 청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예수님은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이 기도는 요나의 기도와 다릅니다.
요나는 자신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자 분노했지만,
예수님은 “당신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기도는 ‘나의 계획’을 이루는 도구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는 문입니다.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내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고 오늘의 은총으로 만족하는 겸손의 기도.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
분노와 보복 대신 자비와 용서를 배우는 사랑의 기도.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을 잃지 않게 하는 믿음의 기도.
결국, 이 모든 기도는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 가는 과정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그분의 마음을 배우게 하는 것입니다.
요나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화를 냈지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그 마음을 완전히 드러내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이 십자가의 기도야말로 하느님의 마음을 닮은 기도의 완성입니다.
우리도 이 기도를 배워야 합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심판하기보다 그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마음,
내 뜻이 무너질 때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요나처럼 따지기보다,
예수님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아버지, 오늘도 제 안에서 당신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그때 우리의 기도는 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숨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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