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집회 48,1-4.9-11 / 마태 17,10-13) - 3809

Author
신부님
Date
2025-12-11 11:01
Views
37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묵상 - 3809]

2025년 12월 13일 토요일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집회 48,1-4.9-11 / 마태 17,10-13)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마태 17,12)

겨울이 깊어져야 봄이 오고, 봄이 지나야 비로소 여름이 옵니다. 이 단순하지만 오묘한 자연의 순환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를 체험합니다.

자연의 리듬은 언제나 인간을 향한 사랑의 질서 안에서 움직입니다. 그 안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고, 모든 것이 생명을 향해 흐릅니다. 그러나 인간이 욕심으로 이 질서를 파괴할 때, 아름다움은 혼돈(Chaos)으로 바뀌고 생명은 죽음의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대의 혼란과 어둠을 마주하며 “참된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무너져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합니다.

그 답을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빛의 성녀’, 성녀 루치아의 삶과 오늘의 말씀을 우리의 질문에 합당한 답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신 모든 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녀 루치아(Lucia)의 이름은 ‘빛(Lux)’을 뜻합니다. 그녀의 빛은 단순한 이름이나 상징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된 ‘진짜 빛’이었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돕고, 세속 권력 앞에서도 신앙을 굽히지 않으며, 순결과 사랑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 삶. 심지어 눈이 뽑히는 끔찍한 고문 속에서도 그녀의 영혼의 빛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 빛은 육체의 눈이 아닌, 하느님을 향한 영혼의 시선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작은 빛은 더 밝아진다.”

세상은 종말을 ‘파멸’이라며 두려워하고, 사탄은 그 불안을 이용해 우리를 흔듭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종말은 닫힌 시간이 아니라 ‘열린 시간’이며, 끝이 아니라 영원을 향한 문입니다. 하느님이 사랑이시기에, 그날은 희망의 날입니다.

집회서는 엘리야 예언자를 두고 “불처럼 나타난 사람”(48,1)이라고 찬양합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를 선포했던 그는, 하느님의 사람 한 명이 시대의 어둠을 어떻게 흔들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미 온 엘리야’, 세례자 요한 역시 광야에서 진리의 횃불이 되어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빛을 보면서도 알아보지 못했고, 오히려 제멋대로 그를 대했습니다.

“사람의 아들도 그와 똑같이 고난을 받을 것이다.”

진리는 세상의 박수를 받지 않고, 빛은 어둠의 저항을 받습니다. 그러나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성녀 루치아의 순교가, 그리고 십자가의 길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진리와 거짓이 뒤섞인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적인 감정의 분노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집을 더럽히는 악을 향해 예수님께서 보이셨던, ‘사랑에서 나오는 거룩한 분노’입니다.

우리의 분노는 어디에서 옵니까? 단순한 감정입니까, 아니면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랑입니까? 그 분노는 파괴합니까, 아니면 회복시킵니까?

성녀 루치아의 삶은 분노가 아닌, 사랑과 진리에서 피어난 불꽃이었습니다.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듯 어둠을 지나야 빛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습니다. 성녀 루치아는 어둠을 피하지 않고 그 안에서 당신의 빛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았습니다. 우리  또한 어둠 속에서 빛으로 설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거짓을 분별하는 지혜로운 눈을 주시고, 파괴가 아닌 사랑에서 나오는 거룩한 용기를 허락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리하여 말보다 삶으로 당신의 복음을 증언하는 빛으로 살게해 주시를 청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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