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사무엘기 상 9,1-4.17-19; 10,1/ 마르 2,13-17 ) - 383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838
2026년 1월 17일 토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사무엘기 상 9,1-4.17-19; 10,1/ 마르 2,13-17 )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 2, 17)
오늘은 ‘수도 생활의 아버지’라 불리는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 삶의 방향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사울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으려다 왕의 길로 들어섰고, 레위는 세관에 앉아 있다가 제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성 안토니오 아빠스는 성당에서 들려온 복음 말씀 한마디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로 나갔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어느 날 성당에서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는 복음 말씀을 듣고, 이를 자신을 향한 하느님의 직접적인 부르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즉시 모든 소유를 포기하고 광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마주한 광야는 고요한 낙원이 아니라 치열한 ‘영적 전쟁터’였습니다. 악마는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 가지 단계로 유혹했습니다.
첫 번째, 과거에 대한 미련의 유혹이었습니다. 악마는 그가 버리고 온 막대한 재산과 홀로 남겨진 여동생에 대한 걱정을 부추기며 "네 선택이 틀렸다"고 후회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육체적인 정욕의 유혹이었습니다. 마음의 흔들림이 통하지 않자, 밤마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의 감각과 본능을 자극하며 영혼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세 번째, 공포와 위협이었습니다. 끝까지 굴복하지 않는 성인 앞에 악마들은 사자, 전갈, 뱀 등 맹수의 형상으로 나타나 집이 무너질 듯한 소음을 내며 그를 육체적으로까지 공격했습니다.
이러한 혹독한 유혹들 속에서 안토니오 성인이 굳건하게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분별’ 과 ‘겸손’ 이었습니다. 그는 내적인 마음이나 생각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인지 악마의 장난인지 분별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하느님의 방문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지만, 악의 방문은 소란스럽고 두렵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온 세상에 처진 악마의 그물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겸손'뿐임을 깨닫고 자신을 철저히 낮추어 주님께 매달렸습니다.
오늘 제1독서(사무엘기 상 9,1-4.17-19)에서의 사울 역시 일상 속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마주합니다. 그는 그저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잃어버린 암나귀들’ 을 찾아 헤매던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달픈 여정의 끝에서 하느님은 사무엘 예언자를 통해 그를 이스라엘의 첫 임금으로 세우십니다.
우리 삶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으려는 눈앞의 숙제들에 매여 살아갑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 ‘일상의 길’ 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헤매고 있는 그 자리가 바로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은총의 자리가 될 수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마르 2,13-17 )에서 예수님은 세관에 앉아 있는 레위를 보십니다. 당시 세리는 죄인이라 손가락질받으며 소외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그분은 레위의 과거가 아니라 그가 걸어갈 미래를 보셨습니다.
“나를 따라라.”
이 짧은 부르심에 레위는 망설임 없이 일어섰습니다. 세관이라는 안락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는 것은 자신의 생계와 기득권을 포기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 빈자리에는 주님과 함께하는 잔치의 기쁨이 채워졌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이 광야에서 고독을 택했을 때 온 세상과 연결되었듯, 레위 또한 자신을 비움으로써 진정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많은 소음 속에 살아갑니다. 세상의 가치관, 성공에 대한 강박, 물질에 대한 집착이 우리 마음의 '세관'이 되어 우리를 주저앉힙니다. 성 안토니오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지금 안녕합니까?”
부르심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울처럼 일상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이들에게, 레위처럼 부끄러운 과거를 안고 오늘을 버티는 이들에게 주님은 다가오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옭아매고 있던 세상의 굴레로부터 해방시키는 구원의 초대입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의 소음을 잠시 끄고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주님은 우리를 죄인의 자리에서 끌어올려 당신 나라의 잔치상으로 이끄십니다.
“주님, 제가 움켜쥐고 있는 것들이 당신의 목소리를 들음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시고 사울처럼 성실하게, 레위처럼 즉각적으로, 그리고 안토니오 성인처럼 영적으로 깨어 당신을 따르게 하소서. 유혹의 순간마다 제 곁을 지키시는 당신의 현존을 믿으며, 겸손하게 당신의 길을 걷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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