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마태 18,21─19,1) - 3707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07
2025년 8월 14일 목요일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마태 18,21─19,1)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 22-23)
오늘은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와 꼰벤뚜알 프라치스코 수도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신부님(1894–1941)은 폴란드 출신의 콘벤투알 프란치스코회 사제로, ‘무염시태의 성모님’께 온전히 봉헌된 삶을 사셨습니다. 신부님의 사제 생활과 선교, 언론 사도직, 그리고 순교의 정신은 모두 성모 신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성모님께 자신을 전적으로 맡겼고, 평생 동안 “성모님을 통하여 예수님께(To Jesus through Mary)”라는 모토를 가슴에 품고 사셨습니다. 성모님을 단순히 공경하는 차원이 아니라, 성모님의 뜻과 사명을 자기 삶의 방향으로 삼는 봉헌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래서 ‘무염시태의 기사회’를 창립해 성모님을 통해 세상을 예수님께 인도하려는 사명을 펼치셨고, 성모님의 기사들이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신부님께 성모님은 단지 신앙의 모범이 아니라, 사제직과 순교를 가능하게 한 사랑과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일본 나가사키와 인도 등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시며 성모 신심과 복음을 전하셨고, 가톨릭 언론 사도직을 통해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잡지 「무염시태의 기사」를 발간하여 월간 100만 부 이상을 발행했고, 바르샤바 근교에 세운 ‘니에포카라누프’ 수도원은 기도와 인쇄, 편집과 발송이 하나의 봉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교의 심장부가 되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라디오 방송국 설립까지 추진하셨는데, 이는 기술과 매체를 성모님의 도구로 삼아 “모든 사람을 성모님을 통하여 예수님께” 인도하려는 열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의 삶이 가장 빛난 순간은 1941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였습니다. 한 수감자가 처형 대상으로 지목되자, 콜베 신부님께서는 그 사람의 가족을 위해 스스로 대신 나서셨습니다. 굶주림의 감방에서 신부님은 기도와 찬송으로 동료들을 위로하시고, 끝까지 평화와 희망을 나누셨습니다.
신부님의 죽음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목숨을 내어주는 사랑의 완성이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사랑을 심으십시오. 그러면 사랑을 얻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사랑은 미움과 절망이 가득한 아우슈비츠에 심겨졌고, 그곳에서 하느님의 용서와 평화가 피어났습니다.
오늘 첫째 독서에서 우리는 여호수아서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 앞에는 봄철 범람으로 넘치는 요르단 강이 있었습니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온 땅의 주인이신 주님의 궤를 멘 사제들의 발바닥이 요르단 강 물에 닿으면, 물이 끊어져 둑처럼 멈출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물은 발을 담그기 전까지 그대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제들이 믿음으로 발을 내딛자, 물은 멈추고 백성은 마른 땅을 밟고 건너갔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중요한 신앙의 진리를 전해 줍니다. 위험이 사라진 뒤에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먼저 발을 내딛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복음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님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여기서 ‘일흔일곱 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끝이 없는 용서를 뜻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한히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끊임없이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콜베 신부님은 죽음이라는 거센 강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발을 내딛으셨으며, 그 발걸음은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고 자신을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셨습니다. 그리고 복음 속 ‘일흔일곱 번의 용서’를 원수에게까지 실천하신 분이셨습니다. 하느님께 받은 무한한 용서를 기억하며, 원수까지도 용서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요르단 강을 건너는 신앙인의 발걸음입니다.
1982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시성 강론에서 이렇게 선포하셨습니다.
“콜베 신부님의 죽음은 단순히 미움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미움을 사랑으로 이긴 승리입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닮은 가장 위대한 증인이었습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제자가 랍비에게 “스승님, 저는 친구를 세 번이나 용서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는 할 수 없습니다. 그만 끊어야겠지요?”라고 말하자, 랍비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네 잘못을 세 번째까지만 용서하셨다면, 너는 지금 여기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대하신 것처럼 너도 하여라.”
콜베 신부님의 삶은 바로 이 가르침을 증거합니다. 그분은 하느님께 받은 용서를 기억하셨고, 그것을 가장 극적인 순간에 행동으로 드러내셨습니다. 우리도 인생의 요르단 강 앞에서, 그리고 마음의 용서의 강 앞에서 주저하지 말고 첫 발을 내딛어야 합니다. 그 발걸음 위에 하느님의 기적과 평화가 피어날 것입니다.
사랑과 자비의 주님,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신부님의 모범을 따라, 저희가 인생의 강 앞에서 믿음으로 발을 내딛게 하시고, 받은 용서를 기억하며 끝까지 자비를 나누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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