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 베르나르드 아빠스 기념(마태 19, 23-30) - 3712

Author
신부님
Date
2025-08-18 10:13
Views
726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12

2025년 8월 20일 수요일

성 베르나르드 아빠스 기념(마태 19, 23-30)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 19, 30)

오늘은 성 베르나르드 아빠스 기념일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와 수도원 영성에 큰 빛을 남긴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의 축일을 기념합니다. 그는 학문적 탁월함과 영적 깊이를 지녔지만, 무엇보다도 교만한 권력의 길이 아니라 겸손한 사랑과 봉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오늘 전해진 판관기와 마태오 복음은 그분의 삶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두 말씀은 우리에게 참된 권위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세상적 질서를 새롭게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판관기에서 요탐은 나무들이 임금을 세우려는 비유를 들려줍니다.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는 자신들이 이미 하느님께 받은 사명, 곧 기름과 열매와 포도주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열매 맺는 삶 자체가 이미 권위의 원천임”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열매 없는 가시나무는 자신을 임금으로 세우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로 다 삼키겠다고 협박합니다.

이것은 권위가 자기 자리에서 충실히 열매 맺을 때 참되며, 권력욕에서 비롯될 때 파괴를 낳는다는 참된 교훈입니다.   居安思危(거안사위), 즉 편안할 때에도 위기를 생각하라는 말처럼,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이는 늘 권력의 유혹과 교만의 위험앞에서 깨어 있어야 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포도밭의 품꾼 비유를 통해 하느님의 정의를 드러내십니다. 주인은 아침 일찍 온 이들과 저녁 늦게 온 이들 모두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줍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불공평해 보이지만, 주인의 관점에서는 은총의 선물입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진리는 분명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의 노력의 양이 아니라, 그분의 자유롭고 자비로운 사랑에 근거한다는 것입니다. 탈무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왕관은 상속되지만, 명예는 삶으로써 얻어진다.” 즉 자리나 권력은 세습될 수 있지만, 참된 권위와 명예는 삶의 열매와 은총 안에서만 주어집니다.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는 이러한 성경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살아내신 분입니다. 그는 학자였고, 교회 안에서 큰 영향력을 미쳤지만, 그것은 결코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섬김의 자리였습니다. 그의 권위는 가시나무처럼 협박하거나 억압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기도와 봉사, 형제애와 겸손의 열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는 또한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하느님께 이끄는 사목자로서의 권위를 드러냈습니다. 참된 권위가 무엇인지 그의 삶은 오늘날에도 빛나는 귀감 됩니다.

오늘 우리는 성 베르나르도의 삶과 성경의 말씀을 통해 세 가지를 배웁니다.

참된 권위는 열매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처럼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에 충실할 때, 우리는 이미 존경받는 권위를 얻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비교가 아닌 감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도밭의 주인처럼 하느님은 각자에게 맞는 은총을 주십니다. 이웃의 은총을 시기하지 않고, 함께 기뻐할 때 우리의 마음은 넉넉해집니다.

성 베르나르도처럼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공동체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봉사할 때, 참된 권위는 저절로 드러납니다

오늘 저는 저 자신에게 다시 한번. “나는 어떤 나무인가? 올리브나무처럼, 무화과나무처럼, 포도나무처럼 열매를 맺고 있는가? 아니면 가시나무처럼 실속 없는 약속과 강압으로 나를 세우려 하는가?” 하고 질문을 해 봅니다.

성 베르나르도의 삶을 통해서  참된 권위는 힘이나 자리에 있지 않고, 하느님께서 주신 자리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열매와 은총 안에 있슴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은총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자신의 자리를 겸손히 지키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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