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끊을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루카 13,31-35) - 377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72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끊을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루카 13,31-35)
“보라, 너희 집은 버려질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하고 말할 날이 올 때까지, 정녕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루카 12, 35)
한 국회의원의 딸의 결혼식이 세간의 여론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내로남불의 극치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결혼식에 담겨진 어른들의 모순된 민낯을 보면서 우리 청년들이 갖게될 좌절감이 가슴 깊이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로 “버림받았다”는 감정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에게서, 공동체에게서, 혹은 하느님에게서조차 멀어진 듯한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왜 나를 이렇게 내버려 두십니까?” 하고 묻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사랑은 때때로 ‘버려짐’을 통해 드러납니다.
아버지가 자녀의 성장을 위해 사랑의 매를 들듯이,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당신께 돌아올 수 있도록 때로는 침묵하시고, 기다리십니다. 하느님의 침묵은 부재가 아니라, 사랑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고백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그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 38)
이 구절은 신앙의 핵심 요약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조건이 아니라 존재 자체입니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의 공로나 자격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이미 완성된 선물입니다.
바오로는 감옥에서도, 배고픔 속에서도, 버림받은 듯한 외로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이 여전히 자신 안에서 살아 있음을 믿었습니다.
그의 확신은 현실을 무시한 맹신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체험한 사랑의 깊이에서 나온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너희 집은 버려질 것이다.”
그분의 음성에는 분노보다 슬픔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을 거부하는 백성, 하느님의 자리를 세속적 욕망으로 채운 사람들,
그 결과 하느님께서 머무시던 집은 텅 비게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단순한 심판의 선언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덧붙이십니다.
“너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하고 말할 날이 올 때까지, 정녕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즉, 회개의 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은 떠나시지만, 동시에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을 다시 받아들이는 날,
버려진 집은 다시 생명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로마서의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는 분이고,
루카 복음의 하느님은 우리가 돌아오기를 끝없이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이 두 말씀이 만나는 지점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외치셨지만, 그 버려짐의 순간 안에서조차 하느님의 사랑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사랑은 죽음을 통과하여 부활로 이어졌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러한 신비가 있습니다.
하느님이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
그분은 사실 우리 곁에서 가장 가까이 고통을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분의 침묵은 외면이 아니라, 우리를 다시 사랑의 자리로 초대하기 위한 사랑의 기다림입니다.
“사람이 문을 닫으면, 하느님은 창문으로 들어오신다.”는 탈무드의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고 문을 닫아버려도,
그분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다른 길로,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이것이 바로 변함없는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며,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이유입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는 하나의 큰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버려짐 속에서도 떠나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은 우리가 멀리 도망쳐도 우리를 찾으시는 분,
우리가 좌절과 실망으로 무너져도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분,
우리가 그분을 잊어도 여전히 기억하시는 분이십니다.
지난날 나의 삶의 매 순간 순간마다 함께 하셨던 하느님을 기억합니다. 그분의 사랑이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도 함께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집니다. 현재의 삶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주어진 선물임을 잊지 않으며 당신께 감사하며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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