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하느님의 존재의 증거인 나(루카 1, 5-25) - 3084

Author
신부님
Date
2023-12-17 16:22
Views
85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084

2023년 12 월 19일 화요일

하느님의 존재의 증거인 나(루카 1, 5-25)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루카 1, 13)

가끔 저에게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서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 자신이 바로 하느님께서 존재하신다는 증거입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제가 살아 온 시간의 총합이 바로 현재의 저의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이러한 저의 전 삶의 결정 물인 저의 현재의 모습은 하느님의 은총의 총체적인 합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의 손길을 놓으시는 그 순간 저는 한 순간도 존재할 수가 없는 신체적인 많은 문제들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한계와 부족함을 알기에 하느님의 현존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렇게 존재하게 해 주시는 그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데려가시지 않고 아직 살게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아직은 당신께서 저를 통해서 하실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당신의 사랑에 의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 믿음의 양면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간절히 하느님께 청하면서도 그 청원이 들어지면 당황하기도 하고 의심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앙인은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시대적 배경은 헤로데 시대입니다. 이 헤로데는 기원전 37년부터 기원후 4년사이에 이스라엘을 다스렸던 헤로데 대왕을 말합니다. 그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기에 수많은 폭정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폭정 중의 하나는 바로 아기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서 예수님 탄생 전후로 태어난 수 많은 무고한 어린아이들을 죽이기까지 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사이에게서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가를 알려 줍니다. 즈카르야는 사제였고 엘리사벳은 아론의 자손이라고 알려 줍니다. 따라서 엘리사벳도 사제 집안의 딸 이었슴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둘은 하느님 보시기에 의로운 이들이었답니다. 따라서 당연히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서 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유대인들은 아이를 가지는 것을 하느님의 축복으로 생각을 했고 동시에 아이가 없다는 것은 하느님의 저주를 받은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고 그리고 이 두 사람이 나이가 많았다는 사실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들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따라서 이들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인간적인 능력에 의해서가 아닌 하느님의 고유한 능력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능력에 의존하면서도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날 때는 다시 유한한 인간의 지성으로 판단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즈카르야의 모습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즈카르야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을 하는 동안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서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루카 1, 13) 라고 알려 줍니다. 이들의 청원이 이루어졌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즈카르야는 자신과 부인의 인간적인 한계를 제기하면서 어떻게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하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즈카르야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청하면서도 하느님께서 들어주실까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확신과 믿음이 부족합니다.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알고 계시고 우리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 안에서 청하는 것은 다 들어주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성에만 의존하는 인간에게는 믿음이 존재할 자리가 없습니다.  사탄은 우리에게 ‘바로 너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가 있겠니.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아.’ 하고 부추기면서 믿음을 약하게 만듭니다. 믿음은 인간 이성의 너머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즈카르야의 모습을 보면서 저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이 프로의 믿음이 부족한 저의 모습입니다.즈카르야의 모습이 우리의 위안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즈카르야의 모습이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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