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사랑으로 죄인이 되어 주시는 예수님(요한 8, 1-11) - 3160

Author
신부님
Date
2024-03-17 03:12
Views
753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160

2024년 3월 18일 월요일

사랑으로 죄인이 되어 주시는 예수님(요한 8, 1-11)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 7. 11)

아침 미사 때 주례 신부님께서 성체를 드시고  “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고 말씀하실 때 우리의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하는 응답의 말씀이 비수같이 가슴에 꼿혔습니다.

평소에 늘 하던 응답인데 오늘따라 이 말씀이 마음 속 깊이 꼿히면서 다시 한번 성체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성체를 영하기에 합당하지 못한 자신을 여태껏 인식하지 못하고 너무나 당연하게 성체를 모신 저자신이 하느님께 참으로  죄송했습니다.

우리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습니다. 주변을 둘러 보면 참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수 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이나 기득권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인간 마저도 인간이 아닌 이익추구를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오늘 미사 중에 저에게 오신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당신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않은 저를   단죄하지 않으시고  새 삶을 시작하게 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는 아침입니다.

사람들 가운데 가장 불행한 사람이 희망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희망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떠한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가입니다.

“너를 창조하신 분, 이스라엘아, 너를 빚어 만드신 분,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이사 43, 1)

가끔 하느님께서 나를 직접 빚어 만드셨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나의 신체의 한 부분 한 부분에 하느님 당신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합니다. 당신의 사랑을 느낍니다.

당신의 사랑의 손길이 담겨있는 작품이 바로 저라는 사실에 그리고 당신께서 저에게 직접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주셨다는 사실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를 창조하시기 위해서 쏟으신 당신의 정성과 사랑을 생각하면 당신의 사랑에 맞갖은 삶을 살지 못하는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저를 만드시고 부르시면서 ‘저를 당신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나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소유라는 사실입니다. 이 말이 저에게만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당신의 창조물인 우리 모두는 바로 하느님의 작품이며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로 창조된 인간입니다. 나만 하느님의 소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소유물인 것입니다.

사탄은 나만 하느님의 소유물이고 이웃은 하느님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하느님과 이웃에게서 나를 떼어 놓을려고 합니다. 그가 하느님과 떨어져 있듯이 나도 그와 동행하도록 유혹합니다. 이러한 유혹에 빠질 때 나는 나의 참모습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나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삶이 회개의 삶입니다.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가는 삶이 바로 희망의 삶입니다. 그것이 바로 나의 꿈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시험하고 고소할 구실을 찾기 위한 도구로서 간음한 여인을 사용합니다.  이들은 예수님께 간음한 여인을 끌고 옵니다. 하지만 이 여인과 간음한 남자의 모습은 없습니다. 자신의 죄악을 감추고 이 여인에게 자신의 죄악을 덧 쒸우는 사람들이 바로 이 여인과 간음한 남자들인 것입니다.

자신들의 죄는 감추고 자신이 죄인이기에 벌벌 떨고 말 한마디 못하는 여인의 죄만을 강조하면서 여인을 단죄하라고 고함을 지르는 그 사람들의 모습 안에서 나를 봅니다. 여인의 죄를 강조하며 소리를 키워가면서 자신의 죄를 더욱 깊은 곳으로 감추는 무리들 속에서 나를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저 여인을 단죄를 해도 좋은데 조건은 죄가 없는 사람부터 단죄를 하라고 하십니다. 죄가 없는 사람부터 입니다. 이 순간 이들의 양심에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이 자극합니다. 나도 죄인이지 고백하게 합니다. 내가 소중한 만큼 저 여인도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십니다.

자신의 죄를 바라보면서 슬그머니 그 자리를 떠납 갑니다. 그 자리를 떠난 그 사람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갔을까 궁금합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은 아닌지…

예수님께서도 이 여인을 단죄하지 않으시겠답니다. 죄가 없으신 당신께서도 이 여인을 단죄하지 않으십니다. 당신 스스로 죄인이 되어주시는 깊은 사랑을 느낍니다. 죄가 없으신 분이 세례를 받으시는 그 모습에서, 죄가 없으신 분이 죄인이 되어주시는 그 모습에서 참사랑을 느낍니다.

나는 죄가 없다고 외치고 싶은 그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죄인이 되어 주십니다.  당신의 소유물인 나도 주인이 하신 것처럼 단죄하지 말라고, 그리고 나의 이웃을 위해서 사랑의 죄인이 되어주라고 말씀하십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서  성체를 통해서 저의 부족한 모습을 깊이 느끼게 하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부족하지만 당신의 말씀이 저의 죄로 상처받은 저의 영혼을 구원해 주신다는 믿음을 간직하면서 당신께로 나아갑니다. 사랑으로 죄인이 되어주신 주님의 사랑에 동참하는 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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