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등잔 밑이 어두운 신앙(요한 14, 1-6) - 2887

Author
신부님
Date
2023-05-03 17:21
Views
940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2887

2023년 5월 5일 금요일

등잔 밑이 어두운 신앙(요한 14, 1-6)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요한 14, 2)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 6)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실감할 때가 최근에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미움과 부정의 생각들 보다는 이제는 희망과 긍정의 언어 사랑의 언어들이 마음 속에 싹 트는 것이 나이가 들어 감의 또 하나의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최근에 감기와 몸살로 몇 일간 홍역을 치르고 난 뒤에 하느님께 이러한 시기를 허락하신 것에 대해서 감사했습니다. 만약에 이러한 홍역의 시간을 갖지 않았으면 저 자신을 더욱 혹사했을 것입니다. 스스로 통제를 못하는 저에게 강제로 쉬게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당신의 도구로써의 역할을 좀 더 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가끔은 하느님보다는 제 자신이 주인이 되고자 하는 유혹에 분별력 떨어지곤 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의 말씀에 좀 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함을 깨닫습니다.

제자들은 13장에서 예수님께서 ‘유다의 배반과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할 것이라는 것과 예수님의 이별예고’ 등의 말씀을 듣고서 마음이 불안해져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불안해 하지 말도록 권고하십니다. 하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예수님의 그러한 말씀을 듣고서 불안해 하지 않을 제자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불안에서 해방되는 방법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6, 1)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당신 자신을 분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삼위일체이심을 보여주시고 두 믿음이 하나의 믿음임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믿고 또 당신을 믿으라고 하십니다. 이러한 믿음이 하늘나라에 나의 자리가 마련되는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약속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비그리스도인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이러한 약속을 믿지 않지만 우리는 이러한 믿음을 갖고 살아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요한 14, 2)고 하시는 말씀은 참으로 위로와 희망이 되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고 합니다. 그 말씀은 아버지의 집에 갈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말이 아니고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들어갈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집에 가는데는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해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에 대해서 잘 압니다. 그는 원래  좋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욕심이 많았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 욕심때문에 그의 어머니와 모의하여 형님의 축복을 아버지로부터 가로챕니다.  형 에사우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형이 두려워  외삼촌의 집으로 피신을 합니다.

창세기 28장을 보면 야곱은 자기 살던집에서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을 갑니다. 힘들고 어렵게 가던 도중에 어떤 곳에서 밤을 지내게 됩니다. 돌하나를 베고 누워서 자다가 꿈을 꿉니다. 땅에 층계(사닥다리)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습니다.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층계는 바로 나의 능력으로는 닿을 수 없는 것을 닿게해 주는 역할을 해 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바로 이 층계를 통해서 당신께로 올라오게 해 주신다는 사실을 보여주십니다. 야곱은 꿈에서 깨어납니다.

그의 깨어남은 잠에서 깨어남이지만 실제로 깨어남은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입니다. 여태까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살아왔던 야곱이 이제는 하느님을 자신의 삶의 중심으로 모시는 순간이 됩니다. 그는 이 순간에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창세 28장 16)하고 고백합니다.

야곱의 이 깨달음이 이제 신약으로 넘어옵니다. 야곱에게 꿈에서 층계를 통해서 하느님께로 이르는 길을 보여주셨던 하느님께서 이제는 바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께로 갈 수 있슴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 바로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가시는 사다리가 되어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바로 그 층계임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 1-6)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바로 하느님께로 우리를 이끌어 가시는 완전하고 영원한 생명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께로 가기 위해서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그 삶을 살아야 함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성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이 사실을 우리는 야곱이 하느님의 계시로 깨달았듯이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 들임으로서 우리 역시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창세 28장 16)“하는 야곱의 고백처럼 예수님이 참으로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가시는 참된 길이시고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를 보여주시는 진리이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시는 분이심을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고백은 바로 등잔 밑의 어두움을 깨닫고 이 어두움을 밝음으로 변화시키는 빛의 삶을 살아가는 저희들이 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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