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에(마르 16,15-20) - 2878

Author
신부님
Date
2023-04-23 20:54
Views
98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2878

2023년 4월 25일 화요일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에(마르 16,15-20)

"17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18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 16-17)

“모든 사람은 자유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 더 이상 자유로운  자아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고 혼자가 되는 순간, 나의 자아는 외롭다. 함께는 괴롭지만, 혼자는 외로운게 인간의 조건이기에 , 쇼펜하우어는 ‘함께 혼자’ 살기를 추전한다. 외롭지 않을 정도로 함께 가지만 ‘인생’이라는 길은 결국 나 홀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옥은 다른아닌 타인들이다;)

어쩌면 우리 그리스도인이 걸어야 하는 길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묵상과 기도의 시간, 사랑의 실천의 시간, 복음 선포의 시간 등등이 함께함과 분리함의 경계를 지혜롭게 조화시켜나가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마르코 복음사가의 축일입니다.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모든 분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오늘 제1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온 세상에 나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우리는 겸손의 옷을 입어야(베드전 5, 5) 한다고 알려 줍니다. 우리 자신을 낮추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강한 손으로 우리를 높여주신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걱정을 하느님께 내 맡기라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돌보아 주신답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당신의 말씀을 선포하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며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십니다.

매 순간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은 이 선택의 순간에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사랑은 연습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생활화하기 위해서 연습이 필요합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옳은일인지 인간의 말을 듣는 것이 옳은 일인지 판단해 보라고 합니다.

사랑의 열정과 욕망의 열정을 우리는 갖고 살아갑니다. 선택의 기로에 서면 이 두 열정이 서로 자기에게로 힘을 실어주도록 초대를 합니다. 아무래도 사랑의 열정보다는 욕망의 열정이 힘이 셉니다. 그래서 힘이 센 욕망의 열정을 사랑의 열정으로 제압하기 위해서 우리의 의지적인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의 열정으로 넘어가기 위한 노력부터 사랑의 연습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이러한 연습의 시작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변화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변합니다. 그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교회를 어떻게 박해했는지 사도행전은 이렇게 알려줍니다.

 “사울은 교회를 없애 버리려고 집집마다 들어가 남자든 여자든 끌어다가 감옥에 넘겼다.”(사도행8:3).  그리고 바오로 자신도  “내가 한때 유다교에 있을 적에 나의 행실이 어떠하였는지 여러분은 이미 들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교회를 몹시 박해하며 아예 없애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유다교를 신봉하는 일에서도 동족인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보다 앞서 있었고, 내 조상들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도 훨씬 더 열심이었습니다.”(갈라 1, 13-14) 고 고백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기의 전 삶을 욕망의 열정으로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난 뒤에 바뀝니다.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 살던 사람이 이제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됩니다. 사랑의 열정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이 교회를 옹호하고 전파하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이러한 큰 변화가 바로 베드로와 요한에게도 일어난 것입니다.

‘변화’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체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욕망의 열정’으로 살아온 사람이 ‘사랑의 열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강요되어서 변해야 합니다. 기쁨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억지로 해야 되는 것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은 에로스적인 열망을 갖고 살아가던 삶에서 아가페적인 열정을 갖고 살아가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베드로와 요한입니다.

이들은 원래 겁이 많고 배운 것도 없는 무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령강림 후에 이들에게 본질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떳떳하게 자신들의 부족함을 고백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아픈 사람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선포하는데 더 이상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그러한 과거의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을 담대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 제자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이들의 완고한 마음은 여전히 과거의 틀 속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이들이 ‘새로움’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도록 초대합니다.

익숙한 것에서의 탈출이, 고정된 사고의 틀을 깨고 나오는 것이, 에로스적인 열망을 아가페적인 열망으로의 전환이 매 선택의 순간에 하느님을 선택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며 이것이 바로 세상 끝까지 모든 피조물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마르코 복음사가의 축일을 지내면서 다시 한 번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께 축하를 드립니다. 복음사가의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마르 16, 17-18) 는 말씀을 마음 속에 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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