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루카 9, 28-36) - 3700

Author
신부님
Date
2025-08-04 06:28
Views
93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00

2025년 8월 6일 수요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루카 9, 28-36)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루카 9,29)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몬 축일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단순히 지나간 사건을 기억하는 날이 아닙니다. 이 축일의 의미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겪으실 수난과 죽음, 그리고 영광스러운 부활이 이미 하느님의 영광 안에서 예고된 것이며  고난의 길 끝에 영광이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재연재해를 비롯한  복합적인 위기들, 즉 전쟁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 깊어지는 사회적 양극화, 그리고 끝나지 않는 갈등 속에서 우리가 희망을 갖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눈앞의 혼돈과 절망적인 현실이 때로는 진실을 가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매몰되어 본질적인 빛을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희망을 갖는 것은 , 이러한 어둠의 역사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더 깊은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아름다움은 진리의 광채이다(Beauty is the splendor of truth)"라고 말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진리가 바로 아름다움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 구절인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루카 9,29)는 바로 이러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의 겉모습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분 안에 감춰져 있던 하느님의 영광이 잠시 외적으로 드러난 사건을 의미합니다.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는 그 순간 예수님께서 이 세상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광스럽게 변모하신 순간, 율법의 상징인 모세와 예언의 상징인 엘리야와 함께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변모는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이 결국 영광스러운 부활로 이어진다는 것을 미리 보여주는 예고였습니다. 제자들이 보았던 영광은 고난의 길을 걷기 위한 힘과 확신을 주려는 하느님의 배려였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눈앞의 영광에만 도취되어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이 영광스러운 순간을 영원히 붙잡고 싶어 "여기 초막 셋을 짓자"고 말합니다. 그는 영광 뒤에 숨겨진 십자가의 고통을 외면하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이는 종종 기쁨과 축복만을 누리고자 하고, 삶의 어려움과 고난을 외면하려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구름 속에서 들려온 하느님 아버지의 음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음성은 영광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그분의 뜻을 따르라는 명확한 명령이었습니다. 진정한 신앙은 영광스러운 체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고난의 길까지도 기꺼이 걷는 데 있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우리에게 진정한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우리 삶의 여정에서도 우리는 종종 절망과 고통의 어두운 구름을 만납니다. 그때 우리는 낙담하고 좌절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축일은 우리에게 그 고난의 순간에도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변모하셨던 것처럼, 그분의 영광이 우리와 함께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고난은 언젠가 하느님의 영광 안에서 의미를 찾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짊어지신 십자가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 십자가의 끝에는 반드시 부활의 영광이 기다리고 있슴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우리는  일상에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우리 함께하고 계심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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