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기억하고 믿고 실천하는 삶(마태 17, 14-20) - 3703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03
2025년 8월 9일 토요일
기억하고 믿고 실천하는 삶(마태 17, 14-20)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 20)
현대 사회는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이’를 추구합니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평화는 인간의 가장 큰 고뇌이며, 인간은 더 이상 고뇌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고뇌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평화를 원하면서도 내면의 불안과 고뇌를 떨쳐내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풍요와 편리함이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동시에 가장 깊은 영적 결핍과 외로움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미사 중에 신명기의 말씀과 마태오 복음의 말씀을 듣습니다. 신명기는 풍요 속에서도 하느님을 기억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전하고, 마태오 복음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의 기적적인 힘을 이야기합니다. 이 두 메시지는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삶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신명기는 우리에게 풍요의 순간을 경계하라고 가르칩니다. "너희가 세우지 않은 성읍들"과 "가꾸지도 않은 포도밭"에서 풍요를 누리게 될 때,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신 주님을 잊지 않도록 조심하여라고 경고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이룬 듯한 착각에 빠질 때, 우리는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많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졌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이어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귀 들린 아이를 고치지 못한 제자들을 향해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라고 꾸짖으십니다.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으로부터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실패는 바로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는 곧 예수님의 능력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능력에 의존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믿음의 부재를 안타까워하시며, 겨자씨 한 알만 한 작은 믿음이라도 있다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믿음의 크기보다 그 믿음의 진실함과 순수함이 중요함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성공보다는 실패에 더 익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원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할 때, 우리는 낙담하고 절망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신앙은 우리에게 실패를 실패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하는 지혜를 줍니다. 하느님을 향한 믿음은 수많은 실패의 순간에도 우리 안에 희망이라는 불씨를 꺼뜨리지 않습니다.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은 힘든 순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며 "하느님께서는 왜 나에게 이러한 상황을 허락하실까?"라고 묻습니다. 이것은 결코 하느님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함께 아파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보려는 노력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기억하고, 믿고, 그리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첫째, 기억해야 합니다. 코헬렛의 "젊음의 날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불행의 날들이 닥치기 전에." 말씀처럼,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 특히 풍요와 성공의 순간에 우리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믿어야 합니다. 겨자씨 한 알만 한 작은 믿음이라도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믿음은 우리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십자가의 신비와 광야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셋째, 행동해야 합니다. 믿음은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 이것이 곧 믿음의 행동입니다. 이 믿음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우리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우리가 지닌 믿음은 일상에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며,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줍니다. 이 믿음의 은총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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