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자신의 우상을 만들지 않는 삶(마태 19, 23-30) - 2309

Author
신부님
Date
2021-08-15 20:42
Views
967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2309

2021년 8월 17일 화요일

자신의 우상을 만들지 않는 삶(마태 19, 23-30)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 26)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보이는 대로 보는 것’과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들리는 대로 듣는 것과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의 차이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의 자세는 바로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는 자세이어야 할 것입니다. 창조주의 뜻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보는 사람이 자신의 뜻과 설명을 더해가기 때문에 원래의 순수한 뜻이 희석되고 맙니다. 자신의 우상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들 입니다. 영원은 끝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어떤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영원은 구원이라고 말하나 봅니다.

‘사랑으로 채워가는 삶, 비움으로 채워가는 삶, 겸손과 나눔으로 채워가는 삶…’ 과 같은 하느님의 언어로, 생명의 언어로 채워가는 삶이 바로 구원 받은 삶의 모습입니다. 죽음의 언어를 생명의 언어로 채워가는 삶이 바로 구원을 향해서 나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일전에 한국을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음성 꽃동네에서 수도자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청빈(淸貧) 서원(誓願)을 하지만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僞善)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칩니다."는 말씀을 하셨읍니다. 

말씀이 복음적인 청빈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많은 수도자 성직자들에게 청빈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집니다.

교황님의 이 말씀은 꼭 물질적인 부유함 뿐만 아니라 영성의 세속화까지 포함하는 말씀일 것입니다.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것처럼 아픈 말이지만 그러한 삶에서 자유롭지 못한 본인에게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는 말씀입니다. 이어서  교황님께서는

"봉헌 생활에서 청빈은 '방벽(防壁)'이자 '어머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청빈은 봉헌 생활을 지켜 주기에 '방벽'이고, 성장하도록 돕고 올바른 길로 이끌기에 ‘어머니"라는 것입니다. 이 교황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금 본질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일선의 사목현장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살아가고 있는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하셨던  교황님의 말씀이 한국 가톨릭 교회 내에서 많은 열매를 맺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예외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본질에 충실한 삶, 너무나 당연한 교황님의 말씀이지만 그분의 이 말씀이 저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살아 움직임은 여전히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는 삶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매일 아침 예수님을 바라보는 삶을 시작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 나는 그분을 위해서 무엇을 할것인가를 결정하고 하루동안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면서 아침의 결심이 어떻게 일상 안에서 실천되었는지를 반성하고 하루 동안에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를 드립니다.

부자 청년의 재산에 대한 집착은 결국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포기하게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미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하고 하는 말은 당신께서 엄숙하게 선언을 하실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 말 다음 말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선언이 바로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쉽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이라도 하늘나라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부자란 하늘나라보다 세상적인 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적인 청빈이란 바로 세상적인 부유함 보다는 하느님을 더욱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 26)는 말씀을 깊이 새기며 시작하는 하루 입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의 크리스찬의 모습이 아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크리스찬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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