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어린이의 믿음과 같은 믿음이 여는 하늘나라(마태 19,13-15) - 3709

Author
신부님
Date
2025-08-14 07:48
Views
913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09

2025년 8월 16일 토요일

어린이의 믿음과 같은 믿음이 여는 하늘나라(마태 19,13-15)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중국 고사성어에 “居安思危(거안사위)” — 평안할 때에도 위기를 생각하라 — 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위기의 시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옛사람들은 여기에 “處危思安(처위사안)” — 위기 속에서도 평화를 생각하라 — 라고 답했습니다. 평안할 때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위기일 때는 장차 찾아올 안정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지혜라는 것입니다.

성경도 같은 길을 가르칩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멸망 위기에 있을 때 이렇게 전했습니다. “너희는 멈추어 서서 옛길을 살펴라. 어디에 좋은 길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 길을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예레 6,16). 위기의 순간일수록 깊이 뿌리를 확인하고, 서두르기보다 옳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여호수아는 약속의 땅에 정착한 백성에게 마지막으로 결단을 촉구합니다.

“너희가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여호 24,15).

전쟁과 광야의 고난을 지나 이제 평화의 시기에 접어든 이스라엘에게 가장 큰 유혹은 하느님을 잊는 것이었습니다. 여호수아는 그 위험을 알았기에, 백성의 신앙을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하도록 요구합니다.

하느님은 “거룩하시고 질투하시는 하느님”(여호 24,19)이시기에 마음이 나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신앙은 반쪽짜리 충성이나 간헐적인 헌신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전적인 투신이 필요합니다.

복음에서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려 옵니다. 부모들은 그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해 주시기를 청했지만, 제자들은 그들을 막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부르시며 말씀하십니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예수님께서 보신 어린이의 가치는 세상의 기준과 다릅니다. 어린이는 가진 것이 없지만 부모를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계산하지 않고, 주어진 사랑을 온전히 받아 들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이렇게 단순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들어가는 곳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할 때, 성 프란치스코 아시시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프란치스코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젊은 시절에는 세상의 즐거움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병과 전쟁을 겪으며 마음이 바뀌었고, 한 번은 낡고 허물어진 성당에서 기도하다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프란치스코야, 내 집을 고쳐라.”

그는 그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성당을 수리하기 시작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주님이 원하신 것은 건물 수리가 아니라, 믿음의 집을 다시 세우는 것, 곧 마음과 공동체를 주님께로 돌이키는 것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모든 것을 버리고, 복음 말씀을 어린이처럼 단순하고 기쁘게 따르는 삶을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미련하다 했지만, 그의 순수한 선택이 교회를 새롭게 하였습니다.

여호수아의 “오늘 선택하라”(여호 24,15)는 말씀과, 예수님의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라는 초대는 결국 하나로 이어집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주님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어린이처럼 전적인 신뢰로 지켜내라는 것입니다. 사회와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신앙의 뿌리는 단순합니다. 하느님이 주인이신 삶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새롭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호수아처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여호 24,15)는 고백을 일상에서 실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빨리 변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예수님의 말씀처럼, 누군가의 믿음의 길을 막는 장벽이 아니라 그 길을 열어주는 축복의 문이 된다면, 그리고 우리 각자가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면, 삶의 모든 선택 속에서 주님을 선택하는 습관이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주님, 오늘도 우리는 누구를 섬길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여호 24,15). 어린이처럼 순수하고 전적인 믿음으로 당신께 의탁하게 하시고, 저희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신앙 여정을 막지 않고 열어주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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