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세상보다 귀한 우리의 생명(루카,9,22-25) - 2828

Author
신부님
Date
2023-02-21 18:25
Views
897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2828

2023년 2월 23일 목요일

세상보다 귀한 우리의 생명(루카,9,22-25)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 23-24)

일상을 살면서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해야하는 것을 두고서  선택의 기로에 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먼저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언제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개운하지가 않습니다. 의무적인 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의무적인 일을 먼저 하면 하면서도 희망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를 버리는 것은 십자가이지만  그 십자가는 생명을 주는 십자가 입니다. 믿음이 필요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십자가는 끝인 죽음입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택하는 십자가는 죽음처럼 보이지만 영원을 향한 가교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나를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자신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의 목숨을 내어 놓는다는 의미입니다.

사랑하면 모든 것은 사랑하는 상대위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 중심의 삶으로, 내가 주인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 자신을 버리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십자가로 생각한다면 그 십자가는 지기 쉬운 십자가입니다. 똑 같은 십자가이고 똑 같이 버리는 것인데 어떤 경우에는 쉽게 받아들여지고 한 걸음 나아가 즐겁게 하는 것인데 또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힘들고 어렵게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기도는  두려움과 불안과  긴장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십자가를 사랑의 십자가로 받아 들이게 합니다. 자신을 버려야 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합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이져야 하는 그 십자가를 내 혼자서 외롭게 지는 십자가가 아닌 하느님께서 함께 지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는 나 혼자만 외롭게 던져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하신다는 믿음과 확신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를 맞으면서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라고 하시는 그 말씀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십자가가 두려움과 고통이 아닌 사랑과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루카 9, 22)는 말씀에서처럼 부활을 위해서  ‘고난’과 ‘배척’과 ‘죽임’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당연히 거쳐가야 하는 과정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피할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할려고 합니다. 분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분별은 ‘듣는 마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하느님께 청했던 것이 바로 이 ‘듣는 마음’을 통해서 하느님의 지혜를 찾았던  것처럼 우리 역시 이 ‘듣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듣는 것입니까?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뒤를 따르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말이 어려운 말입니다. 무슨 의미일까 함께 생각해 봅니다. 인간은 누구나 세상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본능적으로 세상의 친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적인 출세와 부귀와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면서 살아갑니다. 세상의 논리가 바로 세상적인 출세의 논리입니다. 이러한 세상적인 논리가 또 다른 ‘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나’를 버리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나를 버리는 것이 바로 나의 십자가인 것입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탈피입니다. 서투른 것에로의 나아가는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갈라티아 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 는 것입니다(갈라 2,20).”하고 말씀하십니다.

내안에서 ‘세상의 논리’가 살다가 이제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는 삶입니다. 지금은 서투르지만 살다보면 어느 순간에 익숙해 지는 삶입니다. 오로지 ‘선택과 결단’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어서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 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10장 39절의 말씀의 반복이기도 합니다.

이 말씀은 달리 표현하면 세상적인 것을 추구하면 영적인 자아가 죽고 영적인 자아를 추구하면 세상적인 자아가 죽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영적인 자아를 추구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인데 이 영적인 자아를 추구하기 위해서 세상적인 자아를 버리는 것이 바로 십자가를 지는 삶인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이 세상보다도 귀하고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내가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나의 목숨을 잃어버린다면 무슨 삶의 의미가 있겠습니까? 참 진리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영원을 살기 위해서 세상을 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적인 것의 포기가 모든 것의 포기가 아닌 필요한 만큼 가지과 나머지는 나누는 지혜인 것입니다.

가짐과 포기는 떨어진 단어가 아닌 함께가는 단어입니다. 소유와 비움의 천상적인 배합이 바로 참 평화와 행복의 길이며 영원을 사는 길임을 깨닫습니다. 세상보다도 귀한 우리의 생명을 세상때문에 포기하는 어리석음으로 살지 않도록 오늘도 주님의 지혜를 청합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사랑의 십자가를 피하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사랑의 십자가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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