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루카 12,1-7) - 376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61
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루카 12,1-7)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워해야 할 분은, 영혼을 지옥에 던질 권한을 가지신 분이다.”(루카 12,4-5)
오늘은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입니다. 무엇 보다도 먼저, 오늘 축일을 지내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 유대인 랍비가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하느님을 가장 깊이 체험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제자들은 “기도할 때입니다.”, “율법을 공부할 때입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때 랍비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을 가장 깊이 만나는 순간은,
그분을 위해 나 자신을 내어놓을 때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는 바로 이 말을 몸으로 사셨던 분입니다. 그의 생애는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완전히 내어놓은 믿음, 사랑으로 완성된 신앙의 여정이었습니다.
성인께서는 사도 요한의 제자로, 초대 교회의 위대한 목자였습니다.
그는 신앙 때문에 체포되어 쇠사슬에 묶인 채 로마로 압송되었지만,
그 길을 저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길을 그리스도를 향한 순례의 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이다. 맷돌에 갈려 그리스도의 빵이 되고 싶다.”
그에게 순교란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일치가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는 두려움보다 사랑을, 생명보다 진리를 택했습니다.
그의 내면에는 세속의 불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향한 열정의 불이 타올랐습니다.
“내 안에는 세속의 불이 아니라, 하느님의 불이 타오르고 있다.”
그 불은 두려움을 태우고, 영원한 사랑으로 빛났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믿음으로 의로워지는 아브라함의 신앙을 전합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믿으니,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로마 4,3)
아브라함은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의로워졌습니다.
그의 믿음은 계산이 아니라 신뢰,
공로가 아니라 은총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약속이 현실보다 더 확실하다는 믿음,
그 믿음이 그를 의롭게 만들었습니다.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위와는 상관없이 의로움을 인정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로마 4,6)
이 행복은 세상의 성공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받아들여졌다는 내적 평화에서 비롯됩니다.
성 이냐시오의 삶은 바로 이 말씀의 증거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위로 구원을 얻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손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쇠사슬에 묶여 있으면서도 그는 자유로웠고,
죽음 앞에서도 하느님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그를 의롭게 했고,
그 사랑이 그를 순교자로 세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루카 12,1)
겉으로만 거룩한 체하지만, 하느님보다 사람의 눈을 더 의식하는 신앙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성인께서는 이런 위선의 종교인과는 가장 먼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믿음은 꾸며진 신앙이 아니라, 진리 앞에 선 신앙이었습니다.
그는 군중의 박수보다 하느님의 시선을 선택했고,
권력자의 위협보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더 들었습니다.
그는 세상 앞에서 신앙을 숨기지 않았고,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다”(루카 12,2)는 말씀대로
복음을 담대히 선포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워해야 할 분은, 영혼을 지옥에 던질 권한을 가지신 분이다.”(루카 12,4-5)
성인께서는 바로 그분만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분께는 세상은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제단이었습니다.
그는 사자들에게 던져지는 순간에도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나의 사랑이 더 이상 숨겨지지 않게 하소서.
이제는 내가 그분께 나아가게 하소서.”
그리고 예수님의 약속이 이루어졌습니다.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루카 12,6)
세상은 그를 잊었지만, 하느님은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생명은 하느님의 기억 속에 새겨졌고,
그의 순교는 하느님의 품 안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오늘 성인의 축일을 지내면서, ‘나는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세상의 시선과 두려움에 묶여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 반성해 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루카 12,7)
믿음은 두려움을 버리고,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놓는 용기입니다.
의로움은 행위가 아니라, 믿음의 신뢰입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주는 결단입니다.
오늘 성 이냐시오처럼
행위보다 믿음을,
두려움보다 사랑을 선택할 수 있기를 청합니다.
그리스도를 향한 불이 우리 안에 다시 타올라,
우리의 삶이 그분의 증언이 되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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