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르 3,13-19) - 2440

Author
신부님
Date
2022-01-19 21:40
Views
953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묵상 - 2440

2022년 1월 21일 금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르 3,13-19)

“주님께서는 내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인 나의 주군에게 손을 대는 그런 짓을 용납하지 않으신다. 어쨌든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아니시냐?”(사무 상 24,7)

“13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14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15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마르 3, 13-15)

오늘은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십니다.  이런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예수님께로 나아갑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들은 어떠한 사림이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당신의 모상으로 창조하시고 사람을 흙으로 창조하십니다. 한편은 당신의 모상이 또 한편으로는 흙입니다. 너무나 대조적인 두 모습입니다. 하느님의 모상과 흙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요소이지만 이렇게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쪄면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두 모습 (밝음과 어둠, 선과 악)의 모습을 이렇게 상징적으로 보여주시나 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한후 하느님의 모상은 참으로 많은 훼손을 받습니다. 하느님의 모상 만이 존재하던 우리의 삶에 흙의 모습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간의 교만은 자신의 맑은 눈을 오염된 눈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옳음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 순간은 하느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을 유혹하는 사탄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뽑으십니다. 조건은 당신이 원하시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내면을 보시는 분의 선택입니다. 세상적인 관점으로 보면,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눈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다른 요소들이 있었나 봅니다.  세상적인 기준으로 좋은 조건을 가졌다면 이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그렇게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들을 예수님께서는 사도라고 이름하셨다고 합니다.  사도라는 말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도를 그리스 말로 ‘아포스토로스’라고 합니다. 이 말의 어원을 따져 보면,  ‘어떤 존재로부터 파견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 어원에 기초한 사도의 의미를 설명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먼저, 파견하는 존재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이들이 파견된 사명이 있고 마지막으로 세째는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파견자의 현존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들의 이름을 사도라고 한 것은 바로 이들이 사도로서의 삶에 가장 합당한 사람들이라는 확신을 가지셨을 것입니다.

이들을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함께 머물게 하시면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도 주십니다. 그러면서 사도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로 오늘 제1독서에서 다윗이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갖지만 죽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아래의 구절입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인 나의 주군에게 손을 대는 그런 짓을 용납하지 않으신다. 어쨌든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아니시냐?”(사무 상 24,7)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단죄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생길 때 이 구절은 유혹을 이겨내게하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열 두지파를 상상하게 하는 열 두 사도의 세우심은 이제는 과거에서 미래로 열려진 열 두지파를 상상하게 합니다. 미래로 열려진 교회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제 당신과 함께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생각하게 합니다.

새로운 아침에 “예수님께서 참으로 원하시는 존재인가?” 하는 질문을 하면서 어쩌면 이러한 존재는 정호승 시인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시에서 말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에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그늘에 앉아 나뭇잎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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