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루카, 9,23-26) - 2696

Author
신부님
Date
2022-09-18 22:08
Views
115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2696

2022년 9월 20일 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루카, 9,23-26)

“23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 23-24)

오늘 우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무엇 보다도 이 분들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모든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로마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당신을 소개하는 1장을 보면,  수동태형을 사용함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았다, 자신이 주어가 아닌 하느님께서 주어가 되시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를 영적인 수동태라고 말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자신이 주어가 아닌 하느님께서 주어가 되는, 삶의 주인이 되시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당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자신을 부인하고 자신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순교의 삶이라고 정의 한다면 이런 맥락에서의 순교란  바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에수님을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나를 버려야 한답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자신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의 목숨을 내어 놓는다는 의미입니다. 사랑하면 모든 것은 사랑하는 사람위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 중심의 삶으로, 내가 주인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 자신을 버리는 것은 쉬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십자가로 생각한다면 그 십자가는 지기 쉬운 십자가입니다. 똑 같은 십자가이고 똑 같이 버리는 것인데 어떤 경우에는 쉽게 받아들여지고 한 걸음 나아가 즐겁게 하는 것인데 또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힘들고 어렵게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기도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다가오는 십자가를 사랑의 십자가로 받아 들이게 합니다. 자신을 버려야 하는 것도 어렵지가 않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이져야 하는 그 십자가를 내 혼자서 외롭게 지는 십자가가 아닌 하느님께서 함께 지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는 나 혼자만 외롭게 던져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하신다는 믿음과 확신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피할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할려고 합니다. 분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분별은 ‘듣는 마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하느님께 청했던 것이 바로 이 ‘듣는 마음’을 통해서 하느님의 지혜를 찾았던  것처럼 우리 역시 이 ‘듣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듣는 것입니까?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뒤를 따르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에덴 동산에서의 삶을 자신의 교만 때문에 포기한 그 순간부터 인간은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에서 세상과 투쟁하는 존재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다시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여기서  잃어버린 자신을 회복하는 삶은 바로  내안에서 ‘세상의 논리’가 살다가 이제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는 삶입니다. 지금은 서투르지만 살다보면 어느 순간에 익숙해 지는 삶입니다. 오로지 ‘선택과 결단’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어서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 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10장 39절의 말씀의 반복이기도 합니다. 이 말씀은 달리 표현하면 세상적인 것을 추구하면 영적인 자아가 죽고 영적인 자아를 추구하면 세상적인 자아가 죽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영적인 자아를 추구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인데 이 영적인 자아를 추구하기 위해서 세상적인 자아를 버리는 것이 바로 십자가를 지는 삶인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이 세상보다도 귀하고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내가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나의 목숨을 잃어버린다면 무슨 삶의 의미가 있겠습니까? 참 진리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영원을 살기 위해서 세상을 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적인 것의 포기가 모든 것의 포기가 아닌 필요한 만큼 가지고 나머지는 나누는 지혜인 것입니다.

가짐과 포기는 떨어진 단어가 아닌 함께가는 단어입니다. 소유와 비움의 천상적인 배합이 바로 참 평화와 행복의 길이며 영원을 사는 길임을 깨닫습니다. 세상보다도 귀한 우리의 생명을 세상때문에 포기하는 어리석음으로 살지 않도록 오늘도 주님의 지혜를 청합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지내면서  사랑의 십자가를 피하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의 십자를   선택하는 지혜와 하느님께서 우리의 삶의 주인이 되시는 영적인 수동태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시도록 기원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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