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굳건한 믿음으로 성장하는 공동체 (요한 10,22-30) - 3527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527
2025년 5월 13일 화요일
굳건한 믿음으로 성장하는 공동체 (요한 10,22-30)
25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26 그러나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한 10, 25-26)
소크라테스가 억울하게 죽게 되었을 때 ‘악법도 법이다.’라고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악법에 의해서 그가 처형되기 위해서 처형장으로 끌려나갈 때에 제자들이 따라가면서. ‘선생님께서 무슨 죄가있어서 이렇게 죽으십니까? 너무나 억울하고 분합니다.”하고 말합니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빙긋이 웃으면서 “너희들은 그러면 내가 꼭 죄가 있어서 죽어야겠느냐?”하고 말합니다.
참으로 깊이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죄가 있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억울하게 죽어가는 삶이 우리의 삶이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억울하게 죽는다는 것은 내가 자발적으로 그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선을 행하다가 고통을 받는 것(1베드 2, 20)을 말합니다.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고난을 선택할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시고 영원히 멸망하지 않게하시고 동시에 아무도 당신의 손에서 빼앗아가지 못하게 하십니다.(요한 10, 28).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은 스데파노의 순교 이후 흩어진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며 안티오키아에 이르러 교회가 세워지는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박해로 인해 시작된 흩어짐은 오히려 복음이 예루살렘을 넘어 이방 지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안티오키아에서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그리스계 사람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졌고,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돌아오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곳 안티오키아에서 비로소 제자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 호칭은 단순히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넘어,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닮고 실천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정체성이었습니다. 그들은 성령과 믿음이 충만했던 바르나바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말씀을 배우며 굳건한 믿음 안에 머물렀습니다. 이처럼 초기 교회는 어려움 속에서도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공동체를 일구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의 깊은 관계를 강조하십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요한 10,27)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양으로 부르시며, 친히 우리의 목자가 되어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목자는 양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고 푸른 풀밭과 맑은 물가로 이끌어 생명을 유지하게 합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누구도 그들을 당신 손에서, 그리고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안심을 줍니다. 세상의 온갖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우리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 안에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나약한 우리 자신의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아버지의 손과 그분과 하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 안에 굳건히 놓여 있습니다.
오늘 이 두 본문은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를 이야기하지만, 깊은 연관성을 지닙니다. 사도행전이 박해 속에서도 복음이 확산되고 교회가 성장하며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요한복음은 이러한 공동체의 기반이 되는 예수님과 신자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안에서 오는 확고한 안전과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합니다.
안티오키아의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 분명히 알았기에 흔들리지 않고 믿음을 지키며 공동체를 이루어 나갔습니다. 그들의 목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셨고, 그분 안에서 그들은 보호받고 성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목자는 예수 그리스도시며,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따라야 할 양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삶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이기적인 욕망이나 세상의 유혹이 아니라, 그분의 사랑과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그 길이 험난하고 어렵게 느껴질지라도,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결코 홀로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당신의 교회를 통해, 그리고 성령을 통해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인도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안티오키아 교회 공동체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격려하며 믿음 안에서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랑과 섬김을 실천할 때, 우리의 공동체는 더욱 굳건해지고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롭게 선출되신 교황님과 함께, 보편 교회 또한 주님의 이끄심 아래 더욱 굳건히 서 나갈 것을 믿습니다.
이 부활 시기에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을 때 안전하며, 그분의 목소리를 들을때 우리는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갑니다. 안티오키아의 초기 그리스도인들처럼, 우리도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사랑과 일치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아멘.
Number | Title | Author | Date | Votes | Views |
2995 |
New 희망의 시작 ㅡ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삶(마태 7, 21-29)-3565
신부님
|
17:30
|
Votes 1
|
Views 67
|
신부님 | 17:30 | 1 | 67 |
2994 |
New 희망의 시작 -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루카 15, 3-7) - 3566
신부님
|
07:08
|
Votes 0
|
Views 8
|
신부님 | 07:08 | 0 | 8 |
2993 |
New 희망의 시작 -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마태오 18,19ㄴ-22) - 3564
신부님
|
2025.06.22
|
Votes 2
|
Views 212
|
신부님 | 2025.06.22 | 2 | 212 |
2992 |
New 희망의 시작 -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루카 1,57-66.80) - 3563
신부님
|
2025.06.22
|
Votes 5
|
Views 363
|
신부님 | 2025.06.22 | 5 | 363 |
2991 |
New 희망의 시작 - 시작과 믿음의 여정 (마태 7,1-5) - 3562
신부님
|
2025.06.21
|
Votes 3
|
Views 439
|
신부님 | 2025.06.21 | 3 | 439 |
2990 |
희망의 시작 -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마태 6, 1-6, 16-18) - 3561
신부님
|
2025.06.18
|
Votes 4
|
Views 522
|
신부님 | 2025.06.18 | 4 | 522 |
2989 |
희망의 시작 - 참 부유함의 삶 (마태 6,19-23) - 3560
신부님
|
2025.06.18
|
Votes 5
|
Views 598
|
신부님 | 2025.06.18 | 5 | 598 |
2988 |
희망의 시작 - 진정한 사랑과 기도(마태 6,7-15) - 3559
신부님
|
2025.06.17
|
Votes 6
|
Views 473
|
신부님 | 2025.06.17 | 6 | 473 |
2987 |
희망의 시작 - 은밀히 사랑을 실천하는 삶 (마태 6,1-6.16-18) - 3558
신부님
|
2025.06.16
|
Votes 6
|
Views 700
|
신부님 | 2025.06.16 | 6 | 700 |
2986 |
희망의 시작 - 나눔과 사랑의 완성(마태 5, 43-48) - 3557
신부님
|
2025.06.15
|
Votes 6
|
Views 669
|
신부님 | 2025.06.15 | 6 | 6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