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마티아 사도 축일(요한 15, 9-17) - 3528

Author
신부님
Date
2025-05-11 07:49
Views
106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528

2025년 5월 14일 수요일

마티아 사도 축일(요한 15, 9-17)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오늘은 마티아 사도 축일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제자 공동체가 처음으로 사도를 선출했던 역사적인 순간을 기억하며, 동시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계명을 다시금 되새기는 은총 가득한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독서와 복음 말씀을 통해서  주님께서 허락하신 삶을 어떻게 잘 살고 있는 지에 대해서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제자들이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때의 모습입니다. 베드로는 열두 사도의 일원이었던 유다가 배신하여 그 자리가 비게 되었음을 상기시키며, 시편 말씀을 인용하여 그의 직무를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후임 사도의 자격 요건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그는 요한의 세례 때부터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날까지 주님과 함께 지냈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공동체는 두 사람, 요셉과 마티아를 지명하고 기도합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두 사람 가운데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켜 주십시오." 그리고 제비를 뽑아 마티아가 마침내 열두 사도단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초기 교회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동체는 주님의 부재 앞에서 불안해하거나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함께 모여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찾았으며,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필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마티아는 그 전까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제자였을지 모르지만, 주님과 긴 시간을 함께하며 부활을 목격한 충실한 증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공로나 탁월함으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와 공동체의 기도를 통해 선택받았습니다. 그의 선택은 우연이 아니라, 열두 사도를 통해 이어지는 예수 그리스도 부활 증언의 끊어지지 않는 사슬을 잇는 하느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인 요한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사랑에 대해 말씀하시는 장면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요한 15,9)

예수님의 사랑은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근원적인 사랑이며, 제자들은 그 사랑 안에 머물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어떻게 그 사랑 안에 머무를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요한 15, 10)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순명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 계명의 핵심을 제시하십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0, 12)

주님의 사랑은 서로 사랑하는 구체적인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 사랑은 "친구들을 위하여 제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말씀처럼, 희생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친구라 부르십니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지만, 친구는 주인의 모든 것을 압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보이시며 우리를 친구로 맞아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우리를 뽑으신 이유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 16)는 말씀을 통하여  알려 주십니다. 바로 열매를 맺는 삶입니다.  그 열매는 다름 아닌 사랑의 열매이며, 서로 사랑함으로써 세상에 주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입니다.

마티아는 예수님께서 뽑으신 열두 사도의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열매를 맺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마티아의 사도직은 바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뽑으신 목적, 곧 사랑의 열매를 맺고 당신의 부활을 증언하는 사명을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으로 이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마티아 사도는 부활하신 주님을 증언하기 위해 뽑혔습니다.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을 증언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요한 복음에서 주님께서 가르치신 사랑의 계명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삶, 희생적인 사랑, 형제자매를 친구처럼 대하는 삶이야말로 부활하신 주님의 살아있는 증거가 됩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세상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마티아 사도의 선출 과정에서 보듯이, 공동체는 기도와 식별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 공동체 또한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실천하고, 이 시대의 부활 증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부활 제4주간을 지내며,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과  주님의 부활을 총한 영원한 삶에 대한 확신으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 기쁨은 요한 복음의 말씀처럼,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고 서로 사랑할 때 더욱 깊어집니다. 마티아 사도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우리의 일상을 통해서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이것이 우리가 맺어야 할 사랑의 열매이며, 이 열매는 영원히 남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것입니다.

마티아 사도 축일을 지내며 다시 한번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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