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은밀히 사랑을 실천하는 삶 (마태 6,1-6.16-18) - 355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558
2025년 6월 18일 수요일
은밀히 사랑을 실천하는 삶 (마태 6,1-6.16-18)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마태 6,1)
제가 대학 시절부터 깊이 존경했던 분이 바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님입니다. 엘살바도르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주교가 되신 분입니다. 처음에는 보수적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친구이신 루틸리오 그란데 신부님이 군부에 의해 암살당하는 비극을 겪으신 후 극적으로 변화하여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셨습니다.
당신의 안전과 명예를 뒤로하고, 매주 강론을 통해 정부의 인권 침해를 고발하고 실종자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세상의 칭찬이나 보상을 바란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 앞에서 정의를 외치고 억압받는 백성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셨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들을 사랑하시고,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선행에 갚아 주신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가 나눔과 기도, 그리고 단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특히 코린토 2서는 우리에게 기쁘게 주고 아낌없이 주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태오 복음은 그러한 행위들이 하느님 앞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일깨워 줍니다.
오늘 독서인 코린토 2서 9장 6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물질적인 나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시간, 재능, 그리고 사랑까지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으로 심느냐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7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나눔을 실천할 때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 곧 기쁨과 자발성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기쁘게 나누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도록 베풀어 주십니다. 이는 우리가 항상 모든 것에서 필요한 양을 충분히 가지고 온갖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시려는 것입니다. 나눔은 결코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축복을 가져다주는 길임을 바오로 사도는 분명히 알려줍니다. 나눔은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부유하게 하고, 나아가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돌리게 하는 통로가 됩니다.
오늘 복음인 마태오 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의로운 행위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 앞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자선을 베풀 때, 기도할 때, 그리고 단식할 때, 사람들의 눈에 띄어 칭찬을 받으려 하지 말고, 은밀히 행하라고 말씀하시면서 "숨은 일도 보시는 너희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 18)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동기가 얼마나 순수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세상의 칭찬이나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이웃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서 우러나와야 합니다.
우리가 나눔을 실천하고, 기도하며, 단식할 때, 우리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우리의 신앙을 성장시키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무한한 사랑과 은총을 깨닫게 해줍니다.
로메로 대주교님의 삶이 증명하듯이, 우리가 인색한 마음이 아니라, 기쁘고 풍성한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을 나눌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더욱 풍성한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선행이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 앞에서 이루어질 때, 우리는 진정한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작은 것이라도 기쁘게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우리의 기도와 단식이 오직 하느님께 바쳐지는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이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 안에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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