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참 부유함의 삶 (마태 6,19-23) - 3560

Author
신부님
Date
2025-06-18 05:47
Views
78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560

2025년 6월 19일 금요일

참 부유함의 삶 (마태 6,19-23)

19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20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마태 6, 19-20)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소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올라가고, 더 화려하게 살아야 성공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아주 다른 길을 가도록 초대하십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마태 6,19-20)

이 말씀은 단순한 도덕적 권유가 아니라, 영혼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을 요구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가 이 땅에서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질문하시는 것입니다.

동양의 지혜 속에는 “知足者富”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족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는 뜻입니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말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Wealth consists not in having great possessions, but in having few wants.”(부유함은 많은 소유를 갖는 데 있지 않고, 적은 욕구를 갖는 데 있다.)

이 두 표현은 오늘 우리가 들은 독서와 복음의  말씀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진정한 부요함은 소유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욕망의 줄어듦에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자신의 약함을 자랑스럽게 고백합니다.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 (2코린 11,30)

그의 자랑은 권력이나 명예, 재물이 아니라, 복음을 위해 겪은 고난과 헌신이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실패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바오로 사도는 그 속에서 하느님의 힘과 은총이 드러났다고 고백합니다. 그가 세상에 쌓은 보물은 없었지만, 하늘에 쌓은 보물은 풍성했습니다.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마태 6, 22-23)

이 말씀은 단순히 육체적 시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며, 우리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하느님께 향한 맑은 눈, 단순한 마음은 삶 전체를 밝게 하고, 내면의 평화를 이끌어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기도, 자선, 단식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십니다. 골방에서의 기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자선, 얼굴을 씻고 기름을 바르는 단식. 이 모든 실천은 하느님께 보이는 것, 다시 말해 하늘에 보물을 쌓는 행위입니다.

반대로, ‘자신을 위하여’ 땅에 보물을 쌓는 삶은 이기적이고, 결국 썩고 사라질 것을 위한 헛된 수고일 뿐입니다.

세상의 부자와 가난한 자에 대한 개념도 오늘 복음은 새롭게 정의합니다.
참된 부자는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이며, 참된 가난은 땅의 것에 집착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구분이 아니라, 영혼의 태도에 관한 문제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한때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던 사울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의 보화, 명예,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에 집착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를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로마 1,1)이라 부르며, 복음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는 사람이 됩니다. 그는 세상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영원한 가치를 향해 눈을 돌렸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 그는 더 이상 하느님으로부터 해방된 세상의 노예로서 세상적인  영광을 쫓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세상으로부터 자유하는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도 매일의 일상 속에서, 기도와 감사, 사랑과 나눔을 통해 하늘에 보화를 쌓을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1테살 5,16-18)

기쁨, 기도, 감사 — 이 세 가지는 단순하면서도 가장 깊은 영적 실천입니다. 이 삶이야말로 하늘의 은총을 누리는 길이며, 하느님의 뜻입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서 주님 안에서 기뻐하며,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이러한 삶을 통해서, 하느님 안에서 참 부유함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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