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마태 6, 1-6, 16-18) - 356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561
2025년 6월 21일 토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마태 6, 1-6, 16-18)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마태 6, 1)
오늘은 예수회의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입니다.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는 젊은 나이에 모든 세상적인 부귀영화를 뒤로하고 오직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봉사에 자신을 온전히 봉헌했던 분이십니다. 예수회 회원들은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Ad Majorem Dei Gloriam)” 라는 삶의 화두를 갖고서 자신들의 삶을 봉헌합니다. 그냥 영광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영광을 위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예수회의 모토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성 알로이시오 역시 이 정신을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신 분 이었습니다. 성인께서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 심지어 가장 작은 일까지도 오직 하느님의 더 큰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그 믿음을 삶으로 실천하고자 노력하셨던 분이십니다.
오늘 독서 코린토 2서 12장 1-10절에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겪었던 특별한 영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열네 해 전에 셋째 하늘까지 들어 올려진 어떤 사람"을 언급하며, 자신이 몸째로 그리되었는지, 몸을 떠나 그리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신다고 겸손하게 고백합니다.
여기서 '셋째 하늘'은 하느님께서 계시는 가장 높은 하늘, 곧 낙원이나 천국을 의미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곳에서 "발설할 수 없는 말씀"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너무나 거룩하고 심오하여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거나, 하느님의 명령에 의해 전달되어서는 안 되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지고한 영적 체험에도 불구하고, 바오로 사도는 교만해지지 않도록 “자신의 몸에 가시"를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이 가시가 떠나가기를 세 번이나 간청했지만, 주님께서는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당신께서는 자신의 약점을 오히려 자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힘이 자신에게 머무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 바오로 사도의 고백은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의 삶과도 깊이 연결됩니다.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는 명문가에서 태어나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그에게도 분명 내면의 영적인 '가시'와 같은 어려움이나 유혹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약함을 주님께 온전히 내어 맡기고, 오직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힘을 얻고자 했습니다. 그의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라는 정신은 바로 바오로 사도의 "나의 힘은 약함 속에서 드러난다"는 고백처럼,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으로 채우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어서 우리가 들은 마태오 복음 6장 24-34절은 물질적인 것에 대한 염려를 버리고 오직 하느님과 그분의 의로움을 먼저 찾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고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들의 백합이나 하늘의 새들을 예로 들어,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을 돌보시니 하물며 우리야 더 말할 나위가 없음을 강조하십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마라"고 이르시며,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너희에게 곁들여질 것이다"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리고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는 이 복음 말씀을 문자 그대로 자신의 삶에서 살아낸 분이셨습니다. 그는 이 세상의 부귀영화, 권력, 명예, 그 어떤 것도 하느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이 주인이었으며, 그분만을 섬기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는 바로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먼저 찾는 삶, 재물이나 세상 걱정에 얽매이지 않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삶의 결정체였습니다.
오늘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을 지내며,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영적인 은총을 깨닫고, 그 은총이 우리의 약함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 보아야 하겠습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시'와 같은 고통이나 어려움이 하느님의 더 큰 은총을 위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곤자가 성인처럼 세상의 유혹과 걱정거리가 우리를 끊임없이 흔들지라도,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라는 정신으로 우리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드릴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넉넉히 채워주실 것입니다.
곤자가 성인은 젊은 나이에 하느님의 부르심에 전적으로 응답함으로써, 짧은 생애였지만 가장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분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일상에서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라는 정신으로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먼저 찾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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