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모든 성인 대축일에 (마태오 복음 5,1-12) - 3774

Author
신부님
Date
2025-10-30 09:22
Views
327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74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에 (마태오 복음 5,1-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마태 5, 12)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Sollemnitas Omnium Sanctorum) 입니다. 오늘은  전례력에 축일이 정해진 유명한 성인들은 물론, 하느님만이 아시고 천상에서 영광을 누리는 수많은 이름 모를 성인들까지 모두 기억하고 기리는 날입니다.

성인(聖人)이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그리스도교적 덕성을 영웅적으로 실천하고, 일생 동안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성화(聖化)의 길을 걸었던 분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구원의 희망과 실천적 모범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모든 성인 대축일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평범한 삶을 살아간 수많은 성인들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입니다.

C.S. 루이스는 “우리가 영원히 살 존재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 겪는 모든 고난은 잠시의 시련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바쁘고 소음 가득한 작금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종종 세상이 제시하는 '성공'과 '행복'의 기준에 압도당합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더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행복이라 착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인들은 이 세상의 가치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셨던 분들입니다.

첫 번째 독서인 묵시록은 우리에게 최후의 승리에 대한 확신을 심어줍니다. 요한 사도는 환난을 겪고 어린양의 피로 그들의 옷을 깨끗하게 빤, 셀 수 없이 많은 큰 무리가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영광스러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 무리는 소수의 특별한 사람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이 세상에서 고통과 박해를 겪었지만, 믿음을 잃지 않고 순결한 마음을 지킨 모든 이들, 곧 우리 모두가 도달해야 할 영광스러운 모습입니다.

두 번째 독서인 요한 1서는 우리가 이미 성인들과 같은 신분에 있음을 선포합니다.

"보십시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베푸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1요한 3,1)

성인이란 특정한 사람들의 칭호 이전에,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의 본질적인 이름입니다. 요한 사도는 우리가 지금은 비록 불완전하고 연약하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이미 하느님의 자녀이며,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에는 우리가 그분과 같아지리라는 영광스러운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성인들은 바로 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을 이 세상에서 가장 완전하게 실현하며 살았던 분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하느님 아버지께 속해 있음을 굳게 믿고, 이 세속의 가치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성인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하느님 자녀의 은총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산상 설교를 통해 참 행복에 이르는 삶의 길을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은 세상이 말하는 행복과 정반대입니다.

세상은 부유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고 선언하십니다.

세상은 강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예수께서는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비참해 보이는 슬퍼하는 사람,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박해를 받는 사람에게까지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성인들은 바로 이 역설적인 참 행복 선언을 당신들의 삶으로 실천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들은 "마음이 가난하여"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하느님께 의지했습니다.

그들은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고, 그 결과 하느님께 자비를 입었습니다.

그들은 "마음이 깨끗하여"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보았고, 마침내 하느님을 뵈었습니다.

그들은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 분열된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며 하느님의 자녀라 불렸습니다.

우리가 성인들을 기념하는 것은,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처럼 예수님의 이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야말로 참된 행복의 유일한 길임을 깨닫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성인의 축일을 맞으며, 우리 모두는 요한 1서의 말씀처럼,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우리의 정체성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며 복음에서 알려주는 이 신분에 합당한 구체적인 삶의 길인 참 행복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영광스러운 구원받은 무리(묵시록)에 합류하게 될 것입니다.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며, 우리 또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용감하게 이 참 행복의 길을 걸어, 언젠가 하늘에서 큰 상을 받는 성인들의 무리에 들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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