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루카 17,7-10) - 3781

Author
신부님
Date
2025-11-09 14:50
Views
350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81

2025년 11월 11일 화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루카 17,7-10)

오늘은  ‘사랑의 성인’이라 불리는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님의 기념일 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성인께서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자비의 삶을 사셨습니다.  성인의 삶은 어거스틴 성인께서 말씀하신  “사랑이 없는 봉사는 공허하고, 봉사가 없는 사랑은 거짓이다.” (Sine caritate servitium inane est; sine servitio caritas falsa est.)라는 말씀을 가장 잘 실천하신 분 중의 한분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봉사는 언제나 함께 갑니다.
사랑은 봉사로 드러나고, 봉사는 사랑을 완성시킵니다.
이 두 가지가 일치된 삶을 산 사람이 바로 성 마르티노였습니다.

또한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작은 친절의 행위는 큰 계명보다 앞선다. 왜냐하면 그 안에 하느님의 얼굴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성인께서 추운 길가에서 만난 거지에게 자신의 겉옷 절반을 베풀었을 때,
그는 단순히 인간적인 동정을 베푼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꿈에서 예수님께서 그 겉옷을 입고 계신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천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르티노가 나를 덮어 주었다.”

이 짧은 사건 속에 그리스도인의 사랑의 본질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감정이 아니라 헌신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독서에서 지혜서 저자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지혜 2,23)

우리의 생명은 세상의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의 의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분의 모상으로 지어진 인간은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고통 속에서도 의인의 영혼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지혜 3,1)

성 마르티노의 삶은 바로 이 말씀의 실현이었습니다.
그는 가난하고 병든 이들 속에서도 하느님의 형상을 보았고,
그들의 존엄을 존중하며 그들을 섬겼습니다.
하느님 손안에 머무는 사람의 평화와 자비가 그의 얼굴에 드러났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7,10)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겸손의 본질을 가르쳐 줍니다.
성 마르티노는 자신의 선행을 결코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 모든 일을 하느님께 대한 순명과 감사의 응답으로 여겼습니다.

그의 사랑은 조건이 없었고,
그의 봉사는 보상을 바라지 않았으며,
그의 기도는 세상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습니다.
그는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고백하면서도,
그 삶 전체가 하느님의 사랑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눈에 띄는 일, 성과로 평가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 훨씬 더 값집니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의 작은 봉사,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말 한마디, 기도 속의 숨은 눈물 한 방울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키우는 씨앗입니다.

성 마르티노의 겉옷은 반쪽이었지만,
그 안에는 완전한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처럼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 순간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손안에 있는 의인입니다.

지혜서는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지혜 3,9)

성 마르티노는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자신을 비우고,
이웃을 사랑하며, 교회를 섬긴 겸손한 종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생애는  “거룩함은 위대한 업적이 아니라, 작은 사랑의 꾸준한 실천에 있다.”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오늘 성인의 축일을 지내면서 기도합니다.

주님,
성 마르티노 주교의 모범을 따라
우리가 겸손히 봉사하고, 기꺼이 나누며,
조용히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우리의 작은 섬김이 주님 나라의 씨앗이 되게 하시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 한 후에,
“주님,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하고 고백할 수 있는
참된 겸손의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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