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자격이 없슴을 고백하는 겸손(마태 8, 5-11) - 379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98
2025년 12월 1일 월요일
자격이 없슴을 고백하는 겸손(마태 8, 5-11)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마태 8,8)
매일 미사 때마다 우리는 성체를 영하기 직전에 이방인 백인대장의 고백을 변형하여 기도합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겸손을 넘어, 주님의 권위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담고 있습니다.
백인대장은 로마의 군인으로서 명령의 힘, 곧 '권위'의 본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물리적으로 자신의 집까지 오실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분의 말씀 한마디에는 모든 병을 굴복시키고 생명을 일으키는 하느님의 전능한 권능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는 백인대장의 이 고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말은 '저는 의로움의 태양을 받아들일 능력이 없습니다. 한 줄기 작은 빛살도 어둠을 물리치듯이 이 병도 주님의 한 말씀으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즉, 자신을 어둠 속에 있는 존재로 인식하며, 주님의 말씀이야말로 어둠을 몰아내는 빛의 권능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이처럼 백인대장의 믿음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위대함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대림 시기를 시작하며, 우리도 백인대장처럼 우리의 마음을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은 곳이라 고백하며, 오직 그분의 말씀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음을 겸손되이 확신합시다.
오늘 독서(이사 4, 2-6)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장차 올 "그날에" 일어날 일을 선포합니다.
“2 그날에 주님께서 돋게 하신 싹이 영화롭고 영광스럽게 되리라. 그리고 그 땅의 열매는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에게 자랑과 영예가 되리라.3 또한 시온에 남은 이들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이들곧 예루살렘에 살도록 기록된 이들이 모두 거룩하다고 일컬어지리라.(이사 4,2-3).
이는 구세주께서 오시어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실 희망의 약속입니다.
그러나 이 영광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정화의 과정입니다.
주님께서는 "심판의 영과 불의 영"으로 시온의 딸들의 오물을 씻어 내시고 예루살렘의 피을 닦아 내실 것입니다(이사 4,4).
대림 시기는 바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안의 죄와 나태함의 때를 씻어내어 주님을 맞이할 깨끗한 성전으로 거듭나는 정화의 기간입니다. 주님께서 친히 우리의 머리 위와 거처 위에 연기와 불빛을 내려 주시고, 그분의 영광이 우리를 감싸 주시기를(이사 4,5-6) 바라며, 우리는 먼저 스스로를 정화할 의지를 다져야 합니다.
오늘 복음(마태 8, 5-11)에서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얼 때 백인 대장과의 만남을 알려줍니다.
백인 대장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로마의 군인, 즉 이방인입니다. 그런데 그는 병든 종을 위해 예수님께 나아와 도움을 청합니다. 종이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던 시대에 자신의 종을 아끼는 그의 마음은 이미 주님을 닮은 사랑을 보여줍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하고 선뜻 응답하시자, 그가 보인 반응입니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마태 8,8)
백인대장은 자신이 명령하면 부하들이 움직이는 권위의 체계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단순히 능력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말씀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는 하느님의 권위를 지니신 분임을 꿰뚫어 본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육신적인 현존을 넘어있는 신적인 권능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마태 8,10)
이방인의 이 깊고 겸손한 믿음은, 오랜 세월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온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은총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구원의 표징이 됩니다.
대림시기를 맞으며 우리 역시 백인대장처럼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백인대장이 '직접 오시는 것'보다 '한 말씀'의 권능을 더 믿었듯이, 우리도 예수님께서 이 미사 전례 안에서, 그리고 우리가 묵상하는 성경 말씀 안에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고백하는 그 유명한 기도문, "주님, 저는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시면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는 바로 오늘 이 백인대장의 입에서 나온 고백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주님께서 '가서' 무엇인가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한 말씀'만으로도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이 대림 시기에, 우리는 백인대장의 겸손과 믿음을 본받아 이 참된 믿음으로 주님을 맞이하는 복된 대림 시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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