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창세 3,9-15.20 / 에페 1,3-6.11-12 / 루카 1,26-38) - 3804

Author
신부님
Date
2025-12-06 06:49
Views
566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804

2025년 12월 8일 월요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창세 3,9-15.20 / 에페 1,3-6.11-12 / 루카 1,26-38)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 38)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시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무엇 보다도 먼저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모님의 원죄 없는 잉태는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향해 가지셨던 최초의 완벽한 사랑의 계획을 상기시켜 줍니다.

오늘 제1독서(창세 3,9-15.20)는 죄가 세상에 들어왔을 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죄로 인해서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멀어졌고, 두려움과 회피, 그리고 서로를 탓하는 죄의 특징과 함께 인간 실존의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절망적인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희망의 약속을 주십니다. 곧, 원시 복음(Protoevangelium)이라 불리는 구절입니다.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창세 3,15)

이 ‘여자의 후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낳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세상 죄에 물들지 않도록 처음부터 특별한 은총으로 준비시키셨습니다.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는, 인간의 죄가 시작된 바로 그 지점에서 하느님께서 새로운 창조와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셨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제2독서(에페 1,3-6.11-12)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놀라운 구원 계획을 바오로 사도를 통해 찬양합니다.

“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에페 1,4)

세상 창조 이전부터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셨고, 당신의 영원한 계획 속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이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 속에서 "은총이 가득한 이"(루카 1,28)로 가장 탁월하게 선택되신 분입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사랑과 예정의 완벽한 모범이시며, 우리 또한 그분의 아들딸이 되도록 예정되었음을 보여주십니다.

성모님의 삶이 바로 이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삶이었기에 우리는 오늘 성모님을 통하여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작금의 우리의 현실은 성모님께서 몸소 삶으로 실천하셨던 믿음과 순명의 영성 만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혼란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답임을 깨닫게 합니다.

오늘 복음(루카 1,26-38)에서 천사 가브리엘의 충격적인 예고에 마리아는 자신의 지성과 인간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일에 당혹감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천사가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고 전했을 때, 마리아의 응답은 바로 이 대축일의 핵심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 38)

이 고백은 단지 운명에 대한 체념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이 아닌 주님께 모든 것을 내어 드리는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라는 고백 속에는, 이제는 자신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대로 살아 가시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내가 주인인 삶’과 ‘하느님이 주인이신 삶’ 사이의 영적 투쟁터입니다. 미련을 끊지 못하고, 인간의 인연과 세상의 논리에 묶여 주님의 뜻을 듣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피정이나 기도의 시간을 갖는 것은 바로 이 ‘주님의 종’으로서의 삶을 억지로가 아닌, 자발적으로 기쁘게 살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눈에 보이는 것을 취하는 행복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 안에서의 행복을 믿음으로 구체화시키는 사람들입니다. 마리아가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내어 놓음으로서 이 세상 구원이 시작되었듯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삶의 주인으로 모실 때, 우리의 일상에서 추상적인 신앙의 개념이 구체적인 사랑의 행위로 실현될 것입니다.

오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축일을 지내면서, 우리 또한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우리의 삶을 통해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고백이 구현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종으로서, 우리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에 따라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성모님께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다시 한번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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