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기도와 믿음과 치유의 연관성(1요한 5,5-13/루카 5,12-16) - 383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831
2026년 1월 9일 금요일
기도와 믿음과 치유의 연관성(1요한 5,5-13/루카 5,12-16)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루카 5,12)
우리는 종종 “치유”를 결과로만 생각합니다. 병이 낫고, 문제가 풀리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그런데 오늘의 복음은 치유를 과정의 언어로 보여 줍니다. 기도가 길을 열고, 믿음이 손을 내밀고, 치유가 사람을 다시 살게 합니다.
루카 5장에서 예수님을 찾은 나병 환자는 단순한 환자가 아닙니다. 그는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이었고, 관계에서 끊어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루카 5,12)
이 한 문장에는 믿음의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주님은 하실 수 있다’가 아니라, ‘주님은 원하실 수 있다’입니다. 능력보다 먼저, 주님의 마음을 신뢰하는 고백입니다.
그런데 복음은 아주 흥미로운 장면을 덧붙입니다. 군중이 몰려오고 소문이 퍼질수록,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루카 5,16)는 것입니다. 치유의 능력은 ‘사람들의 기대’에서 솟지 않습니다. 아버지와의 일치에서 흘러나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기도는 주님께 우리 마음을 여는 열쇠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움직이는 버튼이라기보다, 내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문이 열릴 때, 하느님의 뜻과 힘이 내 안으로 들어올 길이 생깁니다.
믿음은 그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신뢰의 걸음입니다. 믿음은 불안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주님께 기대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황님은 “기도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무기’란 누군가를 공격하는 도구가 아니라, 내 안을 무너뜨리는 두려움과 절망을 밀어내는 영적 힘입니다.
치유는 그 다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루카 5,13) 치유하십니다.
치유는 멀리서 명령만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접촉입니다. 주님은 상처의 자리로 들어오십니다. 그리고 병을 낫게 하실 뿐 아니라, 사제에게 가서 예물을 바치게 하심으로써(루카 5,14) 그가 공동체로 돌아오도록 길을 열어 주십니다. 복음에서 치유는 ‘정상 수치’의 회복이 아니라, 삶의 자리와 관계의 회복입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의 말은 이 흐름을 아주 단순하게 정리해 줍니다.
“기도는 부탁이 아니라, 하느님 손에 자신을 맡기는 것입니다.”
기도는 “해 달라”의 반복이기 전에,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는 봉헌입니다. 그 봉헌 위에 믿음이 서고, 그 믿음 위에 치유가 내려앉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도와 믿음은 치유를 ‘선’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치유는 내 편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랑으로 자라야 합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기도에 대해 이런 경고를 남깁니다. “남을 해치게 될 일을 위해 기도하지 마라.”
기도가 진짜 기도라면, 결국 나를 넓히고, 원한을 누그러뜨리고, 자비를 배우게 합니다. 그때 치유는 내 몸과 마음을 넘어, 관계와 공동체까지 번져 갑니다. 기도는 길을 열고, 믿음은 길을 걷게 하며, 치유는 우리를 다시 사람답게 살게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작은 아주 작고도 정직한 고백 하나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루카 5,12)
오늘 하루를 마감하면서 아래의 사항을 실천할 수 있는 은혜를 청합니다.
하루에 짧게라도, 군중의 소음에서 물러나 기도하기(루카 5,16).
“주님, 하고자 하시면…”을 오늘의 기도로 반복하기(루카 5,12).
내가 원하는 결과보다, 주님이 원하시는 회복(관계, 용서, 책임)을 함께 청하기(루카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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