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역설의 여정인 신앙의 길(이사1,10.16-20/마태 23,1-12] - 3876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876
2026년 3월 3일 화요일
역설의 여정인 신앙의 길(이사1,10. 16 -20/마태 23,1-12]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마태 23,11-12)
신앙의 길은 세상의 중력과 반대로 흐르는 역설의 여정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상층부를 향해 사다리를 오르라고 다그치지만, 복음은 오히려 우리에게 '내려가는 법’ 을 가르칩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마태 23,12)라는 주님의 말씀은 단순히 겸손에 대한 훈화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핵심 물리 법칙입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를 낮은 곳에 두기 때문이다(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라고 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머물 때 비로소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다는 이 지혜는, 오늘날 권력과 명예를 탐닉하며 위선에 빠진 이들에게 위선의 가면을 벗고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 오라는 강력한 가르침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공적 책임을 지닌 이들이 말로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면서 뒤로는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는 '언행불일치'의 사례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두고서 "공적 담론이 '쇼'가 되어버린 시대, 진실은 사라지고 수사(修辭)만 남았다” 고 강하게 이들을 비판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풍경은 오늘 복음 속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모습과 겹쳐집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으며"(마태 23,3),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마태 23,5) 종교적 형식을 도구로 삼았습니다.
겉으로는 거룩한 옷을 입었으나 속으로는 교만의 독을 품고 있었던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스승'이나 '아버지'라는 칭호에 매몰되지 말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앞에서 모두가 '형제'임을 자각하라고 촉구하십니다.
제1독서(이사1,10.16-20)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위선에 빠진 우리에게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제시합니다.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찾고 억눌린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이사 1,16-17)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회개는 성전 안에서의 화려한 제사가 아니라, 성전 밖 고통받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죄가
"주홍처럼 붉어도 눈처럼 희어지고, 다홍처럼 붉어도 양털처럼 깨끗해질 것"(이사 1,18)이라고 약속하시지만, 이 자비의 신비는 우리가 스스로를 낮추어 소외된 이들의 발을 닦아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오늘 우리는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습니다. 율법 학자들처럼 자신을 높여 칭송받는 길과,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을 낮추어 섬기는 길입니다. 사순 제2주간을 지나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보여주기 위한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 신앙을 '살아내고' 있는가?”
진정한 권위는 높은 의자가 아니라 낮은 무릎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기꺼이 낮아질 때,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품 안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로 높여주실 것입니다.
| Number | Title | Author | Date | Votes | Views |
| 3214 |
New 희망의 시작 -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삶(다니 3,25.34-43/마태 18,21-35) - 3882
신부님
|
06:46
|
Votes 0
|
Views 2
|
신부님 | 06:46 | 0 | 2 |
| 3213 |
New 희망의 시작 - 익숙함이 만드는 삶의 왜곡(열왕 상 5, -15/루카 4,24ㄴ-30) - 3881
신부님
|
2026.03.07
|
Votes 1
|
Views 46
|
신부님 | 2026.03.07 | 1 | 46 |
| 3212 |
New 희망의 시작 - 용서의 깊이와 사랑의 폭 (미카 7,14-15.18-20/루카 5,1-3.11ㄴ-32) - 3880
신부님
|
2026.03.05
|
Votes 3
|
Views 201
|
신부님 | 2026.03.05 | 3 | 201 |
| 3211 |
New 희망의 시작 - 인간의 시기심과 탐욕이 만드는 결과(창세 37,3-4.12-13ㄷ.17ㄹ-28/ 마태 21,33-43.45-46) - 3879
신부님
|
2026.03.04
|
Votes 5
|
Views 260
|
신부님 | 2026.03.04 | 5 | 260 |
| 3210 |
희망의 시작 - 현대 세계의 가장 큰 질병인 무관심(예레 17, 5-10/루카 16, 19-31) - 3878
신부님
|
2026.03.03
|
Votes 7
|
Views 254
|
신부님 | 2026.03.03 | 7 | 254 |
| 3209 |
희망의 시작 - 비움으로 채우는 사랑 (예레 18,18-20 / 마태 20,17-28) - 3877
신부님
|
2026.03.02
|
Votes 5
|
Views 254
|
신부님 | 2026.03.02 | 5 | 254 |
| 3208 |
희망의 시작 - 역설의 여정인 신앙의 길(이사1,10.16-20/마태 23,1-12] - 3876
신부님
|
2026.03.01
|
Votes 6
|
Views 272
|
신부님 | 2026.03.01 | 6 | 272 |
| 3207 |
희망의 시작 -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삶 (다니엘 9,4ㄴ-10/루카 6,36-38) - 3875
신부님
|
2026.02.28
|
Votes 4
|
Views 321
|
신부님 | 2026.02.28 | 4 | 321 |
| 3206 |
희망의 시작 - 그만큼’의 삶을 넘어 ‘그 이상’의 삶으로 (신명 26,16-19/마태 5,43-48) - 3874
신부님
|
2026.02.26
|
Votes 7
|
Views 323
|
신부님 | 2026.02.26 | 7 | 323 |
| 3205 |
사순은 내 마음의 제단을 정화하는 시간(에제키엘 18,21-28/마태오 5,20-26) - 3873
신부님
|
2026.02.25
|
Votes 7
|
Views 309
|
신부님 | 2026.02.25 | 7 | 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