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자료

이젠하임 제단화, 마티아스 그뤼네발트 1515

Author
Stella
Date
2017-08-16 20:20
Views
2581
안녕하셨어요!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흐르는지 인사를 못드린 사이 이 주가 훌쩍 지나갔어요. 일주일에 한번 꾸준히 인사드릴려고 했는데……

 

오늘 가져온 작품은 1515년경, 독일 화가인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에 의해 그려진 ‘이젠하임 제단화’입니다. 지금은 프랑스 운티린덴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지만 원래는 이젠하임의 성 안토니우스 수도원의 의뢰로 제작되었다고 해요. 중앙의 패널, 그리고 창문처럼 여닫을 수 있는 양쪽 날개로 이루어진 제단화에는 여러 장면을 그려넣는 것이 가능한데요, 이젠하임 제단화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 부활에 이르는 장면이 모두 묘사되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시각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것이 바로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Crucifixion)’입니다.

 

화면의 가장 왼쪽으로 비통함을 이기지 못하고 혼절한 성모마리아를 제자 요한이 부축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발 밑으로 무릎을 꿇고 슬픔에 울부짖는 막달라 마리아가 보입니다. 막달라 마리아 앞으로 하얗고 작은 단지가 보이시죠. 그건 예수님의 상처에 발라드릴 약이 들어있는 약합이라고 해요. 세 사람의 모습으로 한껏 고취된 비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축 늘어진 예수님의 모습은 시각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굵은 못이 박혀있는 손과 발은 참기힘든 고통으로 뒤틀어져 있고, 잔뜩 찡그린 눈과 신음하듯 반쯤 열린 입이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참혹한 것은 푸르게 변해가는 예수님의 몸과 그 위의 셀 수없이 많은 상처들입니다.

예전 어두컴컴한 강의실의 대형 스크린으로 이 작품을 처음봤을때, 그때까지 보아왔던 십자가상, 즉 탄탄한 몸과 건강한 혈색, 그리고 마치 중력을 무시한 듯 가볍게 매달려계신 예수님의 모습은 백프로 완벽한 재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고초를 겪고 돌아가신 분의 모습이 마냥 고고하고 아름다울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뤼네발트가 원했던 것은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이상적인 미화를 배제한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성서의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뤼네발트의 작품은 감상자로 하여금 그림의 아름다움에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를 읽게 합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화면의 오른쪽 세례자 요한을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합니다. 그의 발치에는 예수님의 고난을 상징하는 어린양이 성작에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단호하고 분명한 제스쳐로 고통속에 계신 예수님을 가르킵니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은 동시에 관객으로 하여금 빨간색의 라틴어로 쓰여진 성서의 한구절을 읽게합니다. 바로 요한복음 3장 30절의 말씀인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입니다.

 

이 작품에서 요한복음의 말씀이 내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여러 미술사학자들이 연구해왔는데요, 원래 이 제단화가 모셔져 있던 장소가 그 힌트가 된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작품은 성 안토니우스 수도원 내에 있던 병원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곳은 특히 나병과 같은 피부병 환자가 많았다고 해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닥쳐오는 아픔과 고난을 투정하고 원망하는데 성 안토니우스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너의 고통에 매몰되기 전에 예수님이 겪으신 수난을 보아라, 그리고 그가 우리를 위하여 하신 일을 보아라. 그뤼네발트가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그런것이 아니였을까, 라고 많은 학자들이 추측하고 있답니다.



이젠하임 제단화, 마티아스 그뤼네발트 1515



이제하임 제단화 세부



이젠하임 제단화 세부



이젠하임 제단화 세부

 

자료 작성 : 김정희 에바
Total 69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45
DECEMBER IX ST. LEOCADIA, VIRGIN, MARTYR
kchung6767 | 2018.12.09 | Votes 0 | Views 909
kchung6767 2018.12.09 0 909
44
DECEMBER 3.—ST. FRANCIS XAVIER
kchung6767 | 2018.12.04 | Votes 0 | Views 880
kchung6767 2018.12.04 0 880
43
DECEMBER 2.—ST. BIBIANA, VIRGIN, MARTYR SHEA, J. G..
kchung6767 | 2018.12.02 | Votes 0 | Views 946
kchung6767 2018.12.02 0 946
42
사순절 특강: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
[email protected] | 2018.03.18 | Votes 1 | Views 737
[email protected] 2018.03.18 1 737
Re:사순절 특강: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
[email protected] | 2018.03.18 | Votes 0 | Views 643
[email protected] 2018.03.18 0 643
41
November XI St. Martin, Bishop of Tours, C.
kchung6767 | 2017.11.11 | Votes -1 | Views 1859
kchung6767 2017.11.11 -1 1859
40
november 8.—the feast of the holy relics
kchung6767 | 2017.11.08 | Votes -1 | Views 1460
kchung6767 2017.11.08 -1 1460
39
November IV Saint Charles Borromeo, Cardinal archbishop of milan, and confessor
kchung6767 | 2017.11.02 | Votes -1 | Views 1555
kchung6767 2017.11.02 -1 1555
38
November III Saint Malachy, Confessor archbishop of ardmach or armagh
kchung6767 | 2017.11.02 | Votes 0 | Views 1428
kchung6767 2017.11.02 0 1428
37
November II All Souls; or, the Commemoration of the Faithful Departed
kchung6767 | 2017.11.02 | Votes 0 | Views 1547
kchung6767 2017.11.02 0 1547
36
November I All Saints
kchung6767 | 2017.11.02 | Votes 0 | Views 1013
kchung6767 2017.11.02 0 1013

Enquire now

Give us a call or fill in the form below and we will contact you. We endeavor to answer all inquiries within 24 hours on business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