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셨어요? 너무 띄엄띄엄 인사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에요. 저는 지난 삼주동안 개인적으로 목표했던 일도 끝내고 차분히 (마태오의) 방학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하하. 방학이 정말로 끝나갑니다. 이렇게 기쁠수가. 더불어 성경공부반 개강이 다가오고 있어요! 신부님 빨리 돌아오세요!!!

오늘은 살짝 지나긴 했지만 성모승천 대축일과 관련된 그림을 소개하려 합니다. 티치아노가 그린 성모승천 (Assumption)이에요. 베네치아의 ‘산타마리아 글로리오사 데 프라리 (Santa Maria Gloriosa del Frari)’ 교회의 제단화로 1518년에 완성되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 이태리 전성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세명의 천재 화가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이 세명의 대가가 피렌체를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티치아노는 베네치아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역이었습니다.

티치아노의 성모승천은 컴퓨터 스크린의 작은 화면으로는 실감할 수 없지만 사실 높이가 23 피트에 이르는 대작이에요.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커다란 화면을 상중하의 세 부분으로 나눈 티치아노는 가장 하단, 인간의 영역에, 성모님을 우러러보는 사도들을 배치했어요. 온통 붉은 옷에 등을 보이고 선, 고개가 꺾어질 듯 한 자세의 제자는 하늘을 향해 두 손을 한껏 뻗고 있어요. 그의 자세는 구도상 우리의 시선을 성모님이 밟고 선 구름을 향하게 하는 동시에 인간으로서 닿을 수 없는 신의 영역을 향한 열망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역시나 성모님입니다. 성모승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티치아노는 수많은 아기천사 (푸티)들을 등장시켰어요. 포동포동 귀엽게 살이 오른 아기 천사들은 (저는 서양화가들 중에 아기 천사와 아기 예수님을 가장 귀엽게 그리는 화가가 티치아노라고 생각해요) 성모마리아의 승천을 돕는 구름을 힘껏 지탱하기도 하고, 화면의 가장 왼쪽과 오른쪽 끝에 보이는 것처럼 탬버린과 피리를 연주해 성모님이 하늘나라에 들어가심을 기뻐하며 축하하고 있어요. 성모님에게 닿기 위해 손을 뻗은 제자처럼, 성모님도 자신을 맞이하는 하느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어요. 성모님의 흔들림 없는 시선 또한 하느님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머리주변에서 시작된 찬란한 황금빛의 후광은 성모마리아를 감싸며 성부 하느님과 성모님이 계신 천상의 영역을 흐린 회색빛 하늘의 지상의 영역과 확연히 구분하고 있어요. 이 제단화의 양 옆으로 커다란 창이 있는데요,  환하게 쏟아지는 태양빛을 배경으로 한 티치아노의 장엄한 성모승천은 그 옛날 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던 신자들로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료 작성 : 김정희 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