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19주일 - 하늘나라 잔치에 참여하는 조건 (루카 12,35 - 40)

Author
신부님
Date
2025-08-07 21:59
Views
903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연중 제 19주일

2025년 8월 10일 일요일

하늘나라 잔치에 참여하는 조건 (루카 12,35 - 40)

"33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쏠지도 못한다.”(루카 12, 33)

“모든 것은 불확실하다. 그런데 나는 불확실성을 확신한다.” — 셸 실버스타인, 시인

이 글은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삶의 확신을 찾아가는 역설적인 시인의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셸 실버스타인(Shel Silverstein, 1930~1999)은 미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동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단순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그의 이 말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두려워하기보다, 불확실성 자체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며 늘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그러나 제임스 패커는 “하느님께서 미지의 모든 것에 대한 열쇠를 갖고 계시니 나는 기쁘다. 만일 다른 사람이 그 열쇠를 쥐고 있거나, 내게 그 열쇠를 쥐어 주었다면 나는 염려하고 슬퍼하고 근심에 잠겼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믿음이 주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포함한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다가올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어 줍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이 믿음을 가지고 주님을 기다리는 종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단지 수동적으로 기다리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허리띠를 매는 것은 일할 준비가 되었음을 뜻했고, 등불을 켜는 것은 주인이 언제 오든 즉시 알아보고 응답할 수 있는 깨어 있는 상태를 의미했습니다.

우리는 성모님께서 자신을 ‘주님의 종’이라 말씀하신 것처럼, 사도 바오로가 당신을 ‘그리스도의 종’이라 표현한 것처럼, 우리 역시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인이 돌아오시기를 준비하며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 깨어 있음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모든 것을 보시는 주님 앞에서 자신에게 보이는 성실한 삶이어야 합니다.

아담과 이브가 자신들의 죄를 가리려 했지만 하느님께서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듯이,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다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모든 문제의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바라보면 두려움 속에서도 평화를 찾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다인과 이민족을 가로막고 있던 적개심의 장벽을 허무셨습니다.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어주시는 그분의 변화는 바로 당신 자신을 내어놓으신 생명 때문입니다. 자신을 내어놓는 생명은 평화를 가져오지만, 자신을 살리려는 생명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가져옵니다.

사탄은 쉽고 편한 길을 유혹하지만,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서 그 유혹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한 시민이 되고, 한 형제자매로 화해하게 됩니다. 매 순간 우리에게 다가오는 십자가를 지는 삶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양쪽을 하나로 만드시고 하느님과 화해를 시키셨던 예수님의 삶의 모범이 우리의 길을 밝혀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는 종들에게 주어질 놀라운 행복을 약속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이 말씀은 종이 주인에게 시중을 받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논리를 뒤집는, 상상하기 힘든 역전의 은총을 보여줍니다. 종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주인처럼 행동한다면 꾸중을 듣겠지만, 자신의 본분과 위치를 깨닫고 깨어 준비하는 삶을 산다면 하느님 나라에 참여하는 영광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성실하게 살아갈 때,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식탁에 앉히시고 몸소 시중을 드시는 놀라운 사랑으로 보상하실 것입니다. 바로 자신의 신분과 본분에 충실한 삶이 평화와 행복의 삶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깨어 있는 종입니까? 아니면 잠들어 있는 종입니까?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 모르기에,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허리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처럼 충실하고 깨어 있는 삶을 살 때, 우리 역시 하느님의 식탁에 앉아 주인의 섬김을 받는 놀라운 은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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