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 연중제 21주간 - 순명과 결단의 삶(요한 6, 60 - 69)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연중 제 21주간
2024년 8월 25일 일요일
순명과 결단의 삶(요한 6, 60 - 69)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요한 6, 68-69)
새삼스럽게 요즘 '떠남'이라는 단어가 매우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이 단어가 이제는 생소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저의 삶에서 이 단어의 의미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떠남이 친숙해지면서 이의 친구 단어들인 '포기', '버림', '소유', '집착'과 같은 단어들도 함께 다가옵니다.
사제관에서 이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이러한 떠남은 소유의 행복에서 비움의 행복으로 나아가는 단계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비워야 한다면 기쁘게 비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일 것입니다. 외적인 비움보다 더 시급한 것은 영적인 비움입니다. 외적인 비움은 영적인 충만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외적인 소유는 영적인 쇠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우리 신앙의 여정에서 중요한 결단의 순간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방향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말씀들은 우리에게 신앙의 결단과 순명,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공동체의 의미를 깊이 깨닫도록 초대합니다.
첫 번째 독서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을 섬길지, 아니면 조상들이 섬기던 다른 신들을 섬길지를 선택하라고 요구합니다. 여호수아는 분명히 자신과 그의 가정은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선언하고, 이스라엘 백성도 하느님께서 그들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시고 인도해 오셨음을 기억하며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다짐합니다.
오늘날 우리도 세상의 유혹 속에서 하느님을 선택할지, 아니면 세상의 다른 가치를 추구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자주 마주합니다. 우리도 여호수아처럼 하느님을 신뢰하며 하느님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에페소서 5장 21-32절에서는 부부 관계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에게 서로 사랑하고 순종하라고 가르칩니다. 남편과 아내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본받아야 하며, 남편은 아내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여기서의 순명은 일방적인 복종이 아니라, 사랑에 기초한 수용과 서로에게 속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이 가르침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모든 관계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관계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지향해야 할 모습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이해하지 못한 많은 제자들이 떠나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라고 물으시며, 제자들의 믿음을 시험하시지만 동시에 더 굳은 믿음으로 당신 안에 머물러 있으라는 초대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며, 예수님을 떠나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보여줍니다. 이 고백은 그리스도인의 결단이 세상의 유혹과 도전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베드로의 대답이 우리의 대답이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너도 떠나고 싶으냐?”라고 질문하십니다.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확고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 결단은 적당한 타협이 있을 수 없는, ‘예’ 아니면 ‘아니오’로만 답해야 하는 선택입니다. 하느님을 바라보며 세상의 유혹을 떨쳐내고, 진정한 영적 충만함을 위해 떠남과 비움을 실천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말씀 안에서 추세에 영합하지 않고 신앙의 결단을 내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떠남과 비움, 겸손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는 저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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