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23주간 - 에파타의 참의미(마르 7장 31-37).

Author
신부님
Date
2024-09-06 09:11
Views
86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연중 제 23주간

2024년  9월 8일 일요일

에파타의 참의미(마르 7장 31-37).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마르 7, 37)

신앙이란 보이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것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에게 하느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복음을 선포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보입니다. 그분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도 있습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그분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그분을 선포하지 못하는 그 사람이 바로 하느님 안에서 소경이고 귀머거리이고 벙어리입니다.

오늘 제 1독서 이사야 35,4-7ㄴ은 하느님의 구원과 회복에 대한 예언입니다. 특별히 고통받고 약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위로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오셔서 구원하실 때, 모든 슬픔과 고통은 끝나고 세상이 새롭게 변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특히 "4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복수가 들이닥친다, 하느님의 보복이!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는 말씀은  약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두려움과 고난에 직면할 때,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며 구원과 회복의 길을 열어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굳세게 나아가야 함을 알려 줍니다.

제 2 독서 야고보서 2,1-5 에서 .야고보 사도는 신자들이 사람을 외모나 사회적 지위로 차별하지 말고, 모든 사람을 하느님의 형상으로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특별히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5절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들어 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골라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선택과 그분의 정의로운 사랑을 강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회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특별히 택하시어, 그들에게 영적인 부요함을 주시고 하늘 나라를 상속받을 자로 삼으셨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인간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차별하는 행위가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것임을 보여 줍니다.

이 구절은 단순히 물질적인 가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으로 겸손하고 의지할 데 없는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특별히 은총을 베푸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하느님께 더욱 의지하며, 그로 인해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경험하게 됩니다. 이 구절은 우리가 세속적인 기준이 아닌, 하느님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오늘 복음  마르코 7장 31-37절에서는  예수님께서 귀 먹고 말 더듬는 사람을 치유하시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에파타!"라고 외치신 것은 단지 귀와 혀를 열기 위한 물리적인 치유 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침묵 속에 갇힌 사람들의 외침을 들으며,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십니다.

작금의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소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정작 들어야 할 중요한 목소리는 무시되고 묻히고 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 고립된 노인들, 청년들의 좌절, 사회적 약자들의 절규—이 모든 것이 우리 주위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그 목소리들이 우리에게 마음까지는 다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통은 막히고, 대화는 단절되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무시하며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듣는 마음"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또한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이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 있는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내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에파타!"는 그들의 침묵 속에 갇힌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초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우리의 귀와 혀 만을 열어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느님께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십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굳세어져서 주변의 모든 세속적인 유혹이나 폭력적인 위협에 굴하지 말고 당신께 전적으로 의탁하라는 초대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하며 소통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영적인 열림입니다.  참된 믿음과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가난한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삶은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게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외치신 "에파타!"는 단순히 육체적인 치유가 아니라,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우리 마음과 영혼을 열어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나아가라는 부르심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 속에서 예수님께서 외치신 "에파타!"를 기억하며, 닫힌 귀와 마음을 열어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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