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부활 성야 미사 (마태 28,1-10)

Author
신부님
Date
2023-04-06 19:34
Views
62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2023년 4월 8일 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 (마태 28,1-10)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마태 28, 10)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의 불안과 두려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갖게 합니다. 동시에 자신이 한계 속에서 살아가던 우리 인간이 이제는 주님의 품 안에서 주님의 능력에 의탁하며 살아가게 합니다. 어둠 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았던 우리가  이제 빛이 존재함을 깨닫게 합니다.

천지창조 당시 첫날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습니다. 땅이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있을 때 하느님께서는 “빛이 생겨라” 하십니다.

주간 첫날에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께서도 무덤의 어둠으로부터 빛을 비추십니다. 죽음의 어둠을 이기시고  다시 우리에게로 오십니다. 새로운 질서의 시작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 갔었던 여인들이 천사들로부터 제자들에게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마태 28, 7)라는 메시지를 전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여기서 갈릴래아에서의 만남에 대해서 간단하게 생각해 봅니다.

요한복음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갈릴래아 호수에 나타나셔서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들과의 만남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가서 밤새 그물을 던졌으나 아무 것도 잡지 못한 채  아침이 밝아 오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 호숫가에 나타나신 것입니다(요21:3-4).

이 장면은 예수님께서 처음 베드로 일행을 만나실 때와 꼭 같은 시간 꼭 같은 장소 똑 같은 상황에서 다시 그들을 만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말씀을 듣고서 여인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제자들에게로 달려갑니다.  두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큰 기쁨도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거룩한 감정의 전형적인 표현일 수 있습니다.

제자들을 만나러 가는 도중에 예수님을 만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시는 첫 번째 말씀입니다. “평안하냐?” 이들은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예수님께 다가가 엎드립니다. 그리고 절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두번 째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마태 28, 10) 하고 말씀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인사로 건네시는 ‘평화’와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당신을 잃고 난 뒤에 당신을 따르던 사람들이 가졌던 감정이 바로 두려움이었습니다. 극도의 혼란이었습니다. 질서의 파괴였습니다. 바로 당신의 부활은 새로운 질서 즉 ‘평화’의 시작이며 ‘두려움’에서의 해방이며 어둠에서 빛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없슴’에서 ‘존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을 십자가 상에서 죽게하고 기고만장 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들에게 새로운 두려움과 혼란의 시작입니다.  이들은 구약의 아담과 이브처럼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 거짓에 거짓을 더합니다.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자신들을 몰아갑니다. 이러한 모습이 아래의 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수석 사제들은 원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한 끝에 군사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말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 갔다.’ 하여라. 이 소식이 총독의 귀에 들어가더라도, 우리가 그를 설득하여 너희가 걱정할 필요가 없게 해 주겠다."”(마태 28, 12-14)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을, 죽음과 죄에서 해방되었다는 확신을 주십니다. 사건으로 접근하는 부활이 아니라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부활이어야 합니다.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부활은 우리를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거듭나게 합니다. 이렇게 주님 안에서 거듭난 우리는 죽음에서 부활을 보는 삶이 아니라 부활에서 죽음을 보고 미래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영원에서 한계를 바라보게 됩니다. 따라서 유한이 갖던 불안과 두려움에서 이제는 영원에서 두려움이 없는 참 평화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부활의 참 평화를우리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이웃 역시 이 어두운 세상에서 참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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