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성령강림 대축일 (요한 20, 19 - 23)

Author
신부님
Date
2023-05-23 19:39
Views
53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2023년 5월 28일 일요일

성령강림 대축일 (요한 20, 19 - 23)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 20, 21)

오늘은 부활 시기를 마무리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교회가 시작된 날이기도 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에 머물러 있던 하느님의 사랑이 이제는 이 세상 끝까지 확장되어 갑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그를 사로잡고 있는 영의 특성에 의해 그가 누구인지 결정됩니다.

재물의 영, 세상 중심적인 삶을 살아 가도록 유혹하는 어둠의 영에 붙잡힌 사람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드는 순간까지  세상 중심적인 생각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영은 거룩한 영, 성령입니다. 우리를 억누르는 영이 아닙니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영이고, 우리에게 분별의 힘을 주는 영입니다. 예수님의 영이고 하느님의 영입니다. 주님은 이 영 안에서 자유를 누리고 사탄과 죄의 권세로부터 승리하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주간 첫날 저녁에 있었던 일입니다. 주간 첫날 저녁이라함은 주일 저녁을 말합니다. 이 때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잠가 놓고 있었답니다. 이들이 왜 유다인들을 두려워했는지를 우리는 잘압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처형했던 유다인들이 그를 추종했던 자신들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문을 잠가 놓았다.’라는 것은 참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렇게 문을 잠가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셨음을 강조하기 위함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당연히 두렵고 불안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오십니다. 그들 사이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시기를 “평화가 너희와 함께!” 라고 하십니다. 두려움과 불안의 반대어인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란 세상적인 개념으로서의 평화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불안은 세상적인 것을 추구 함에서 오는 두려움이고 불안이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이 ‘평화’는 세상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분께서 주시는 평화입니다. 어떠한 세상적인 것도, 재물이나 권력이나  명예도 침범할 수 없는 ‘평화’인 것입니다. 움켜 쥐는 것에서 오는 ‘평화’가 아닌 내어 놓음에서 오는 ‘평화’인 것입니다.  이 ‘평화’는 파견과 함께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주시면서 아버지께서 당신을 보내신 것처럼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동시에 이들에게 숨을 불어 넣으며 ‘성령을 받아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숨은 생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 ‘숨’이 바로 ‘성령’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순간 우리는 새롭게 거듭남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와 의 대화에서 ‘거듭남’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는데 이 ‘거듭남’이 바로 위로부터 태어남을 말합니다. 즉 이말은 성령으로 새롭게 태어남을 말합니다. 이렇게 당신의 제자들은 두려움에서 평화를 누리는 존재로 바뀌게 됩니다.  성령을 받은 당신의 제자들은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파견하셨던 것처럼 예수님으로부터 ‘파견’ 을 받습니다. 이들의 사명은 ‘용서’ 를 위한 파견입니다.

오순절에 다락방에 모여서 기도하고 있던 120여명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이 강림하시는 것을 사도행전 2장을 통해서 봅니다. 성령이 충만한 이들은 이제 자신들이 머물던 곳에서 떠나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성령’은 우리에게 모든 세상적인 두려움에서 해방되게 합니다. 숨어있어야만 했던 우리가 이제는 삶의 현장으로 과감하게 뛰어들게 합니다. 성령은 우리가 어떠한 경우에도 기뻐하고 쉼없이 기도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하느님께 희망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은 바로 하느님의 뜻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테살 1서 5, 16 - 18)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으면서  금년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은사가 필요하고 어떤 성령의 열매를 맺기를 원하실까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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